[파이낸셜뉴스] 2·4 대책의 핵심인 도심공공주택복합 사업의 주민 동의율 10%를 확보한 후보지 31곳 중 처음으로 '서울 강북구 미아역 동측'에서 사업 철회 요청서가 제출됐다. 정부는 절반이 넘는 후보지에서 10% 이상 주민 동의율을 확보하는 등 순항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9월 예정지구 지정을 앞두고 민-관, 민-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와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4월 2차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로 지정된 서울 강북구 '미아역 동측' 주민들은 지난 6일 후보지 지정 철회 요청서를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제출했다. 623호가 공급될 계획인 미아역 동측은 2만3037㎡ 규모로 노후도는 70%다.
서울 강북구 미아역 동측 LH 도심사업 반대 추진 위원회는 철회 요청서에서 "이 일대는 신일고와 KT강북지사와 전화국, 성북교육지원청 등 학교과 관공서가 있고, 오패산 산책로와 연결돼 있는 전형적인 주거지역"이라며 "도로망도 잘 구축돼 있는 등 주거 환경이 열악하지 않은 곳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교통난과 소음, 일조권, 조망권 침해 등 주거환경이 오히려 크게 훼손된다"고 밝혔다.
사업 철회 요청서에 동의한 토지주는 전체 380명(LH 추산) 중 36.05%인 137명이다. 이중 일반 주택 및 상가 주택 소유자는 52명, 빌라 및 연립주택 거주자는 85명이다.
예정지구로 지정된 뒤 6개월 이후 전체 주민의 50% 이상이 반대할 경우 예정지구를 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규정에는 약 14% 못미친다. 다만, 토지 면적 기준 적용시 전체 2만3037㎡ 중 국·공유지인 도로 3986.77㎡를 제외하면 53.45%로 50%를 넘어선다고 반대 추진위측은 주장했다. 반대 추진위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반대 서명 운동을 추진키로 했다.
미아역 동측은 예정지구 지정 요건인 주민 동의율 10% 이상을 넘어선 것은 물론 30% 이상 확보한 곳이다. 1~6차 후보지 56곳(7만5700호) 가운데 주민 동의율 10%를 확보한 31곳(4만100호) 중 처음으로 사업 철회 요청서가 제출된 셈이다. 이로써 사업 철회 요청서가 제출된 곳은 6곳으로 늘었다.
현재까지 사업 철회 요청서가 제출된 곳은 부산 전포3구역, 부산 당감4구역, 대구 달서구 신청사 인근, 서울 신길4구역,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등 5곳으로 모두 주민 동의율 10%를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 본지구 지정 요건인 주민 3분의2 동의를 초과한 곳은 녹번동 근린공원, 고은산 서측, 신길2 등 3곳이 추가되면서 총 11곳으로 늘었다. 정부는 오는 9월 중순 이후 주민들의 동의 여부와 사업 가능성을 판단해 예정 지구로 지정하고 이후 11월 본지정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절반이 넘는 후보지에서 주민 동의 10%를 확보하는 등 순항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 주민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조만간 분담금 등 구체적 사업 계획서를 수립해 주민 설명회를 열고, 충분히 설명하면서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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