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개발국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선진국들은 추가접종인 ‘부스터샷’을 추진하고 있어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선진국들이 부스터샷으로 집단 면역을 달성하고 추가 변이 바이러스 등장에 미리 대응한다고 해도 후진국에 대한 백신 공급이 계속 저조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팬데믹(대유행)을 끝내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듀크대 글로벌 보건혁신센터 안드레아 테일러 부소장은 8일(현지시간)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선진국들이 추가 백신 접종에 나선다면 감염은 커녕 "자국민들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더 위험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일러는 전세계인들이 두차례 백신 접종을 마치기도 전에 선진국들이 부스터샷 접종을 결정한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큰 상처에 반창고를 붙이는 꼴"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전세계 모든 국가의 최소 10%가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한다며 9월까지는 부스터샷 접종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도국에 코로나19 백신을 대거 기부하겠다던 선진국들은 최근들어 델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백신 비축을 다시 늘리고 부스터샷을 검토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해 전체 고령 인구의 3분의 1이 3차 접종을 받았으며 독일은 9월부터 취약층들을 대상으로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이날 N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의 팬데믹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델타 변이 코로나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한편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3차까지 접종한 사람들이 2차 접종 당시와 비슷한 부작용을 겪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최대 건강보험사 클랄릿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화이자 부스터샷을 맞은 자국민 약 4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88%는 부스터샷을 맞은 뒤 며칠 동안 겪은 증상이 2차 접종 때와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더 나았다'고 답했다. 31%는 부작용을 호소했으며, 가장 흔한 부작용은 주사를 맞은 부위의 통증이었다. 호흡 곤란을 겪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0.4%였고, 부작용으로 인해 병원 진료를 받으려 했다고 한 응답자는 1%로 집계됐다.
란 발리세르 클라릿 최고혁신책임자(CIO)는 "응답자가 스스로 보고한 초기 결과이긴 하지만 2차 접종 때와 부작용을 비교할 수 있었다"며 "대부분의 경우 부작용은 2차 접종 때와 비슷하거나 적었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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