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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 '경기도의회 갈등으로 비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0 11:46

수정 2021.08.10 11:46

다수당 더불어민주당 100% 지급 건의
소수야당 "이재명 지사 신념을 지켜주기 위한 비용" 반발
이재명계와 반 이재명계 계파간 갈등까지 가세
경기도의회 국민의힘과 민생당 의원들이 10일 오전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과 민생당 의원들이 10일 오전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모든 경기도민들에 대한 100%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이 경기도의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대표단이 의원 총회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발표하자, 소수 야당이 즉각 반대입장을 밝히고 나서면서 부딪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재명계와 반 이재명계 도의원들간 계파 갈등도 나타나면서 '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논쟁이 재확산되고 있다.

10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단은 지난 9일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소득 상위 12%에 대해서도 도가 시·군과 재원을 추가 분담해 모든 도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해줄 것을 경기도에 공식 요청했다.

박근철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소득 상위 12%를 제외한 5차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은 선별 작업에 각종 행정 부담이 들뿐만 아니라 지원금의 10%는 기초지자체가 부담하게 돼 있어 시·군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경기도의 재원 분담률을 높여 전 도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해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 대표단은 시·군의 부담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 시·군의 추가 재정 분담을 9 대 1까지 높여줄 것도 제안했다.

그러자 소수 야당인 국민의힘과 민생당 도의원들은 "'전 도민 100% 재난지원금 지급' 예산은 이재명 지사의 신념을 지켜주기 위한 비용인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단의 제안대로라면 도의 재난지원금 재정부담은 소득하위 88%에 대한 3000억원에 소득상위 12%에 대한 4000억원을 추가부담하게 된다"며 "지난해 9월 코로나19로 1개월 이상 소득이 단절된 임시·일용직과 매출이 50% 이하로 감소한 소상공인에게 지원하기 위해 긴급 배정됐던 예산이 5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000억원은 엄청난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난지원금이 방역과정에서 발생한 국민들의 희생에 대한 보상이라면 4000억원의 예산은 코로나19로 생계를 저당 잡힌 도민에 우선 사용돼야 한다"며 "재난 불평등이라는 말과 같이 재난은 모두가 겪는 것이지만 개인의 상황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르고, 가난한 이들에게는 특히 가혹하다. 재난지원금은 사용처에 맞게 재난이 발생한 곳에 두텁게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민주당 내에서도 이재명계와 반 이재명계로 갈라진 계파간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낙연·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일부 도의원들은 민주당 대표단이 도의원들의 의견수렴을 위한 의원 총회도 거치지 않고 100% 지급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도의원은 "도의회 민주당의 100% 재난지원금 지급 건의는 같은당 모든 도의원들의 의견은 아니다"며 "대표단은 의견 수렴을 위한 최소한의 절차도 어긴 채 이재명 지사를 지원하기 위한 일방적인 발표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결정은 경기도의회 내부 갈등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경기도 내 31개 시군 자치단체장으로 구성된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는 "5차 재난지원금을 전 도민에게 지급하되 시·군 재정 여력에 따라 재원 일부를 도가 추가 부담해달라"고 도에 건의했다.


이에 따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8일 민주당 인천시당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전 도민 지급안'에 대해 "도민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만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이번주 안으로 결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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