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尹측 '탄핵' 발언 후폭풍..이준석 "잘해봐라" 홍준표 "만만한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2 11:20

수정 2021.08.12 11:20

尹캠프 신지호 "탄핵, 이준석 겨냥 아냐" 진화했지만
이준석 "당보다 유튜버가 중요한가" 불쾌감 드러내
홍준표, 尹에 "토사구팽 된 분이 당대표 흔드는 것 가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1.8.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사진=뉴스1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1.8.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신지호 총괄부실장의 '탄핵' 발언이 이준석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면서 국민의힘 내에서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신 부실장은 "이 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앞서 신 부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근 윤석열 캠프는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토론회를 계획하자 '경준위의 월권'이라며 경준위와 이 대표에 불만을 드러내왔는데, 신 부실장의 발언은 그 연장선상으로 풀이됐다.

그러자 휴가 중인 이준석 대표가 즉시 페이스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앞두고 당 대표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캠프는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알겠다"며 "탄핵 이야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모 유튜브 채널이 하던 말을 항상 그대로 하시는 걸 보니 당보다는 유튜버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신가 보다"라면서 "하시고자 하는 일들에 건승하라"고 비꼬았다.

이 대표에 날을 세우던 김재원 최고위원도 신 부실장에게 '윤석열 캠프를 떠나라'며 경고를 날렸다.

김 최고위원은 "대선 캠프에는 많은 분이 참여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잡음이 있기 마련이지만 금도가 있어야 한다"며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당에 망조가 들게 하는 사람들은 있어선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또 당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엄정한 처분을 요구한다고도 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오후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청년4.0포럼 초청 특강을 하고 있다. 2021.8.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사진=뉴스1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오후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청년4.0포럼 초청 특강을 하고 있다. 2021.8.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사진=뉴스1
또다른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도 윤 전 총장을 직격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홍 의원은 "보수 우파 궤멸에 앞장 서다가 토사구팽 되어 선회 하신 분이 점령군인 양 행세하고 있다"며 "일부 철없는 정치인들을 앞세워 돌고래 쇼나 보여 주고 국민과 당원이 뽑은 우리당 대표를 흔드는 것은 참으로 가관”이라고 일침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을 향해 "연일 1일 1실언으로 당 지지율조차 까먹게 하는 것을 반성하셔야 한다. 정치가 그리 쉽고 만만한 것으로 아셨느냐"면서 "정치는 패가 망신을 각오하고 뛰어야 하는 무서운 동네다. 우선 가족의 안위부터 살피라"라고 질타했다. 또 "자중하시고 당원이 되셨으면 당 방침에 순응하라. 여기는 혼자 황제처럼 군림하던 검찰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도 페이스북에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것"이라며 "왜 이런 막말을 할까. 이분들 눈에는 정권교체가 안 보이나"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대권 주자와 당 대표 간극을 벌리는 사람들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것을 바꿔야 정권교체의 길로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승도 대변인도 "후보의 비전을 검증하기 위해 '토론하자'했더니 '탄핵하자'가 튀어나오면 당원들과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더군다나 탄핵은 우리당의 가슴아픈 역사다. 탄핵이란 단어가 우리 당원들에게 갖는 의미를 곱씹고, 신중히 사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탄핵' 발언에 대한 파장이 커지자 신 부실장은 해명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날 캠프를 통해 밝힌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이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권한행사를 하지 않으면 탄핵될 수 있다'는 발언은 민주공화국의 기본 원리를 이야기 한 것"이라며 "이 대표를 겨냥하거나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오해하지 않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인터뷰에서도 강조했듯이, 저는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당과 각 후보 간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