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문재인 케어) 4년 동안 국민 3700만명이 9조2000억원의 의료비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환자 이용이 많은 상급종합병원과 아동, 노인 등 취약계층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70%에 육박하면서 정부 목표대로 순항 중이다. 다만 경증환자 이용이 많은 의원, 치과 등의 보장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2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시행 4주년을 맞아 그간의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문재인 케어는 국민들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정책 중 하나가 됐다"면서 "정부는 특히 의료비 부담이 큰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보장성 강화에 노력해왔다. 특진비로 불렸던 선택진료비를 폐지하고, 상급 병실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였으며,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MRI와 초음파 검사의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응급실과 중환자실, 의약품 중 비급여 항목의 급여전환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또한 의료비 때문에 생계가 어려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저소득층 4대 중증질환에 대해서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제도화했다"고 말했다.
■중증환자 중심으로 보장성 강화
정부는 지난 2017년 8월,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의학적으로 필요한 비급여(환자가 비용 전액을 부담)를 급여화(건강보험 적용)하고 노인·아동·여성·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의료비는 대폭 낮추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하 '보장성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의료비 부담이 크고 보장 필요성이 높은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로 국민 부담이 줄었다. 국민의 부담이 큰 이른바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선택진료비를 폐지하고, 병원급 이상의 2·3인실에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또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초음파 및 MRI 검사 등 치료에 필요한 비급여 항목에 대해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여 국민의 의료비를 경감했다. 그 결과 상급종합병원에서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지난 2017년 65.1%에서 2019년 69.5%로 상승했고, 종합병원 보장률 역시 같은 기간 63.8%에서 66.7%로 상승했다.
취약계층의 의료비 부담 완화를 통해 아동·노인·장애인·여성 등의 병원비 부담을 덜었다. 아동에 대해서는 15세 이하 입원진료비의 본인부담률(전체 의료비 중 환자가 부담하는 비율) 인하(10~20% → 5%), 1세 미만 외래진료비 본인부담률 인하(21~42% → 5~20%), 조산아 및 저체중 출산아 외래진료비 본인부담률 인하(36개월 미만 10% → 60개월 미만 5%) 등을 했다. 구순구개열 치료를 위한 치아교정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의료비 부담을 기존 3500만원에서 730만원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노인에 대해서도 중증치매 치료(20~60% → 10%), 틀니·임플란트(50% → 30%) 등 주요 질환에 대한 본인부담률을 낮추었다. 아울러 임신이 어려운 여성들을 위해서는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그 결과 5세 이하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7년 66.8%에서 2019년 69.4%로, 65세 이상은 같은 기간 68.8%에서 70.7%로 증가했다.
의료안전망 강화를 위해 소득 하위 50% 국민이 연간 부담하는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의 상한액 기준을 본인 연 소득의 10% 수준으로 인하해 저소득층의 환급금을 확대했다. 또한 치료적 비급여 의료비를 지원하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 대상을 기존 4대 중증질환에서 전체 질환으로 확대하고 지원 한도를 최대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인상했다.
공인식 보건복지부 의료보장관리장은 "필수적 의료에 대한 보장성 강화가 우선이다 보니 중증, 희귀난치질환에 대한 보장성이 확대됐지만 경증, 의원급의 보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부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의원급 보장률에서도 자주 방문하는 필수 영역인 고혈압 당뇨병에 대한 보장은 66%를 넘는 보장률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로나에 1.1조원 지원
아울러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건강보험은 현재까지(6월 기준) 약 1조 1000억원을 지원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환자 격리 치료를 위해 격리실 입원료, 생활치료센터 환자관리료 등을 지원했으며, 요양병원 등 취약기관의 감염관리 활동 강화를 위한 감염예방·관리료를 지원했다.
코로나19 환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낼 수 있도록 의료기관의 PCR 검사, 응급용 선별검사, 신속항원검사 등 다양한 방식의 진단검사를 지원하였다.
그 밖에 한시적 비대면진료 수가 국민안심병원·호흡기전담클리닉 운영 등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진료 공백 발생을 방지하고, 야간 간호 및 의료인력 등 각종 현장 대응 및 지원도 이루어졌다. 성창현 복지부 예비급여과장은 "코로나로 재정 지출이 줄었지만 반대로 코로나에 지출한 재정도 1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문케어 4년 건보료 평균 2.91% 인상
건강보험 재정은 계획 당시 예상한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도 말 기준 건강보험 재정 준비금은 약 17조4000억원으로, 2019년 제1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수립 당시 예상한 약 14조7000억원에 비해 수지가 약 2조7000억원 개선됐다.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건강보험 지출을 효율화하고(매년 급여비의 1~3% 절감),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2017년 약 6조 9000억원 → 2021년 약 9조5000억원, 4년간 +38.2%)했으며 건강보험료율은 보장성 대책 시작 전 10년(2007~2016) 동안의 평균(3.2%)보다 낮은 평균 2.91% 인상해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은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재정 확보와 관련해 "국고 지원으로 14.3%를 확대했고, 재정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면서 "법정 기준인 20%보다 적지만 절대액으로 봤을 때는 상당 부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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