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확산으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과 서구 국가들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풍토병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비관적 전망이지만 지금에 비해 바이러스 세력이 약해진다는 점에서는 낙관적 전망이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 식품의약청(FDA) 청장은 13일(이하 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델타변이 광풍이 지나고 나면 코로나19가 풍토병이 돼 매년 반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틀리브 전 청장은 "현재 우리는 팬데믹에서 풍토병 바이러스로 전환되는 중간에 놓여 있다"면서 "최소한 이곳 미국과 아마도 다른 서구 국가들에서 풍토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마다 반복되는 인플루엔자처럼 코로나19 역시 해마다 되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지금같은 대규모 팬데믹이 아닌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인플루엔자 같은 것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백신 접종이 끝나면 코로나19가 종식될지 모른다는 기대는 델타변이의 돌파감염 흐름에 사실상 물거품이 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인 2017~2019년 FDA 청장을 지낸 고틀리브는 현재 백신 제조업체 화이자를 비롯해 여러 기업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앞서 팬데믹 초기 일부 전문가들이 집단면역을 강조할 때에도 코로나19에서는 집단면역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지금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집단면역 얘기는 쏙 들어갔다.
고틀리브는 "구체적으로 시기를 딱 정해 말 할 수는 없지만 이번 델타변이가 잠잠해지고 나면 팬데믹은 겨울철마다 지속적으로 감염되는 일종의 풍토병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감염 수준이 지금처럼 높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부스터샷이 풍토병으로 전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자들의 경우 질병 등으로 백신 면역효과가 떨어지는 이들에게는 부스터샷을 접종할 수 있다고 최종승인했다.
고틀리브는 부스터샷으로 에이즈 환자 등의 면역력이 일부 개선되면 코로나19가 심각한 팬데믹에서 정도가 덜한 풍토병으로 수위가 낮아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고틀리브는 델타변이가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감염자 수가 한동안 증가할 것으로 비관했다.
그는 아마도 9월말에서 10월까지 감염 확산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11월께에는 정점을 찍고 하강세로 돌아서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틀리브는 이어 현재 감염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남부 지역의 델타변이 감염은 앞으로 세가 꺾이겠지만 뉴욕·뉴저지·코네티컷 등 서로 맞닿아 있는 북동부 3개주에서는 델타변이 감염이 증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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