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14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7.2의 강진 피해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현재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아이티 강진 사망자 수는 29명에서 227명으로 불어났다. 건물들이 붕괴된 상태이고, 여전히 수백명이 실종돼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아이티는 불과 한달여 전 대통령 암살로 정치적 혼돈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번엔 강진이 덮치며 심각한 충격이 불가피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AP,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티에서 이날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227명이 사망했다. 아이티에는 조만간 열대성 폭풍도 몰아닥칠 예정이어서 피해가 가중될 전망이다.
아리엘 앙리 총리는 피해 지역 희생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정부 자원을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수도 포르토프랭스 서쪽 약 125km에 있는 생루이두쉬드(Saint-Louis du Sud)에서 발생했다.
아이티 현지 시각으로 오전 8시30분께 지하 약 100km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아이티 민방위본부는 최소 227명이 사망했다면서 수백명이 부상을 당했거나 실종된 상태여서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진은 아이티가 한달여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게다가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한 곳인 아이티에는 열대폭풍도 예고돼 있어 피해자 수색 구조 작업에 상당한 지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열대성폭풍 그레이스가 16일 밤이나 17일 오전 아이티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앙리 총리는 트위터에서 '끔찍한 지진'이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고, 아이티 여러 곳에 피해를 입혔다면서 아이티인들에게 "우리가 현재 당면한 이 극적인 상황에 맞서" 단결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아이티 전국에 걸쳐 한 달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들에는 지진으로 진앙지 근처의 건물들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길거리를 뛰어다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진 충격은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도 감지될 정도였다. 이때문에 수도에서도 토요일 오전 시민들이 공포에 휩싸여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수도에서는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다.
올해 34세의 한 여성은 잠을 자다 미처 신발도 신지 못한채 집을 빠져나왔다면서 2010년 지진을 겪은 적이 있어 앞 뒤 잴 것 없이 그저 내달렸다고 말했다.
아이티는 2010년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규모 7.1 강진이 발생해 30만명이 목숨을 잃은 적이 있다. 2018년에도 규모 5.9 지진으로 10여명이 사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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