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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제조업 급격히 쇠퇴, 국가발전 정체" 中싱크탱크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5 14:41

수정 2021.08.15 14:41

- 개발도상국 중국 현실에서 시기상조
- "다양한 제조업 포기 할 수 없다" 시진핑 지시와 상반
중국 공장 이미지 사진. 중국 인터넷 캡쳐
중국 공장 이미지 사진. 중국 인터넷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세계적인 탈산업화 흐름과 정부의 지나친 개입 여파로 중국 제조업 비중이 급격히 쇠퇴하고 있다는 진단이 중국 싱크탱크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는 개발도상국이라는 중국 현실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이며 결국 총생산성 둔화와 지역 경제 격차 등 국가발전을 정체시키는 부작용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지적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공산당이론지 치우스를 통해 “중국은 디지털 경제·사회·정부 건설을 가속해야 하지만 다양한 제조업도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과는 상반된다.

15일 중국 제조업 싱크탱크인 중지지쿠는 이달 초 ‘중국 제조업 비중 하락세 추이 탐구와 대응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분석했다.

싱크탱크는 국가 경제에서 제조업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산업 공급망의 중요한 기반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산업화가 완전히 완료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중국의 제조업 비중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으며 탈산업화되는 전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제4차 중국 국가경제총조사에 따르면 2018년 말 중국 제조업 법인 근로자의 수는 1억4713만명으로 전체 근로자(농업 제외)의 27.32%를 차지했다. 이는 2013년 말과 비교해 7.83%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 32.45%로 정점을 찍은 후 2019년에 27.17%까지 떨어졌다. 반면 금융 산업은 2018년 기준 GDP에서 7.68%에 달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싱크탱크는 해석했다.

싱크탱크는 중국 제조업의 경우 지역별 발전 편차가 크기 때문에 인력 감소의 불균형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봤다. 또 철 금속 제련업, 섬유 산업, 가죽, 신발, 화학원료 등 업종에서 지난 2013년부터 5년 동안 25%이상 일손이 줄었다고 풀이했다. 다만 일자리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지역간·산업간 할당 방식으로 대규모 실업 사태를 피하고 전국 도시조사 실업률을 5%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싱크탱크는 제조업의 이런 하락 추세가 산업구조 전환의 단계적 현상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시장 환경 변화, 인구구조 변화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중앙정부의 강력한 환경보호 정책으로 지방의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판유리, 화학, 제지 등 산업 근로자 수가 감소했고 베이징·톈진·허베이 등에서 수천개의 제조업체는 문을 닫았다.

이 같은 현상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 제조업 지위의 상대적 하락을 의미할 수 있다고 싱크탱크는 경고했다.
아울러 △총생산성둔화 △효율적인 산업구조고도화의 저해 △핵심 산업의 혁신 능력 상실 △일부 도시의 산업 ‘공백’ 등의 가능성도 지적했다.

싱크탱크는 “제조업의 전체 비용을 줄이고 국가 제조 혁신 시스템을 구축하며 산업 공급망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제조업 쇠퇴는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건설이라는 목표의 순조로운 실현에 영향일 미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서구 선진국들의 탈산업화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인터넷이 아닌 제조업 주도 경제를 만들려 한다”면서 “중국 정부가 인터넷 기업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면서도 제조업 관련 업체는 보호하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유”라고 전망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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