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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녹취 논란에 윤석열, 토론회 불참 명분 커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5 15:58

수정 2021.08.15 15:58

이준석, 尹 통화 녹취 논란에 
"녹취파일도 없고 녹취록도 없다"
진화에도, 녹취문건 상세해 의혹 여전
윤석열 "국민의힘부터 공정 상식으로 무장돼야"
공격받던 이준석, 녹취 논란에 수세 몰려
尹, 경선후보 등록까지 토론회 연기 명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해 행사 시작 전 전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해 행사 시작 전 전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용산 효창공원에서 한 지지자의 반려견을 만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용산 효창공원에서 한 지지자의 반려견을 만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의 정책토론회를 둘러싼 당내 갈등에 녹취 논란까지 추가돼 내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간 현안 관련 통화 녹취 논란이 사실 여부를 떠나 불거지면서 이 대표를 향한 당 안팎의 공세가 확산된 것이다.

이 대표는 15일 "녹취록은 없다"고 공식 부인했지만,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돼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같은 논란으로 이 대표가 이달 중으로 진행하려 했던 정책토론회에 윤 전 총장이 불참 명분을 갖게됨은 물론, 실제 불참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당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공격을 받던 이 대표가 되레 윤 전 총장과의 통화 녹취록 유출 의혹을 받으면서 이 대표로선 자신의 안을 밀어붙일 동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이 이 대표 탄핵 연상 발언으로 논란을 빚자,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유감을 표한 바 있다. 문제는 이 통화 내용을 이 대표가 녹취해 측근에게 전달, 유출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다.

이 대표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출되었다는 녹취파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작성하고 유출된 녹취록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언론인들 취재과정에서 구두로 전달된 부분들이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저에게 전달된 한가지 문건도 그런 전달된 내용들을 정리해 놓은 양식으로 보인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해당 문건 내용을 보면 통화가 시작된 시간까지 담겨있어, 단순히 기자들이 작성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외곽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거센 분위기다. 전여옥 전 의원은 블로그에서 "이 대표가 진심어린 사과를 한다 해도 넘어갈 일이 절대 아니다"라며 "어디서 이렇게 더럽게 정치를 배웠나. 절대 배워서는 안 될 것만 골라서 배웠다"고 비난했다.

상황이 이렇자, 당 예비경선 후보 등록 시점인 오는 31일 이전까지 윤 전 총장이 당내 토론회를 비롯한 행사에 나서지 않을 명분과 목소리는 더욱 힘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일단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효창동 효창공원에서 백범김구묘역 등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토론회든 발표회든 선거 규정과 원칙에 따른 것이면 당연히 따라야 하지 않겠나"라며 조건부 수용 의사를 보였다. 아울러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돼야 한다"고 이 대표를 에둘러 저격했다.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인 장제원 의원은 통화에서 "원칙에 부합하면 토론회에 나가겠지만, 실무진 입장에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석열 캠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 본인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어, 출구전략을 짜고 있을 것"이라며 "이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큰 도움이 될 사람이다. 더 이상 이 대표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것도 원치 않는다.
이젠 이 대표가 토론회로 시작된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면 된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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