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65만명을 지닌 정보기술(IT) 유튜버 테크몽이 댓글 논란에 휩싸였다. 가족이 일반 구독자인 것처럼 댓글을 달아 테크몽을 옹호하는 것은 물론 다른 유튜버들을 비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테크몽은 해당 의혹이 사실이라며 사과문을 올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디씨인사이드 태블릿PC 갤러리에서는 한 네티즌이 ‘테크몽 이거 뭐냐? 부계정으로 여론조작하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테크몽의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네티즌 A씨는 “어떤 한 계정이 영상마다 무한 실드, 비판하는 사람에겐 댓글로 비난하는 걸 발견했다”며 해당 댓글들을 캡쳐한 자료를 공개했다.
‘성이름’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 B씨는 테크몽을 격려하는가 하면 테크몽에 대한 지적 댓글을 남긴 네티즌을 향해서는 “뇌피셜 쓰지 마시고 자세를 고쳐 앉으세요”, “영상 안 봤냐” 등의 반박 댓글을 달았다. 심지어 테크몽과 함께 같이 댓글을 남긴 사례들도 있었다.
A씨는 B씨의 아이디를 추적해본 결과 테크몽의 부인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이 브런치에 ‘흰둥’이라는 닉네임으로 ‘제 남편은 전업 유튜버입니다’ 등의 글을 썼기 때문이다. ‘흰둥’은 평소 테크몽이 방송에서 부인을 지칭할 때 쓰는 표현이다.
더 나아가 네티즌 B씨는 다른 IT 유튜버들까지 비난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다른 IT 유튜버 채널 ‘통통테크’에 “기기는 대여 받았지만 광고는 아니다? 공정위는 가이드라인 만들어놓고 이런 애들 단속 안 하고 뭐하나.. ”라는 댓글을 썼다.
테크몽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테크몽의 갤럭시워치4 리뷰 영상에 “학교 다닐 때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진정 기계공학도의 모습이 보였는데 역시 자본주의인가. 잇O 같은 소비자 입장에서 객관적인 리뷰 폴드3 기대할게”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에 B씨는 “테크몽이 S21 발열 영상 올릴 때 잇O은 1등으로 광고 영상 올렸었죠? 그 땐 타협이 잘 됐던 걸까?”라며 “그 땐 다들 테크몽이 진정한 리뷰어고 잇O은 광고쟁이라고 다들 비난했었다”고 반박했다.
이는 최근 IT 유튜버 잇섭이 최근 갤럭시Z폴드3 영상을 올리지 않으면서 “제가 더 이상 타협을 할 수 없어서 완성해뒀던 영상을 폐기했다”고 말한 것을 저격한 셈이다.
파문이 커지자 테크몽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구독자 분들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사과문을 게시했다.
테크몽은 “저희는 제 아내 ID로 ‘성이름’이라는 닉네임으로 제 채널에 일반 시청자인 것처럼 댓글을 달아왔다”며 “제 채널이 성장하면서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늘어나는 만큼 반대로 저를 싫어하는 분들도 늘어나는 것에 저는 큰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점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힘들어 하는 저를 본 아내는 일반 구독자를 가장해 저를 응원하는 댓글을 제 채널에 달아왔다”며 “열심히 만든 영상에 다른 유튜버와 비교해 저를 비판하는 댓글을 보면 아내는 저를 보호하기 위해 그 유튜버를 비난하는 댓글까지 남기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내에게 그만하라고 강력하게 말하지 못한 제 잘못”이라며 “오늘 제 아내가 익명으로 저를 옹호하는 댓글을 남겨왔던 증거가 퍼져나가면서 아내는 충격을 받고 저와 모든 분들께 죄송해하며 본인 잘못이라며 현재 아무 것도 못하고 힘들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채널 주인으로서 채널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을 관리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며 “여러모로 부족한 저임에도 믿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사과문을 접한 네티즌들은 “가족이라도 감싸주려는 마음이 생겨 옹호 댓글은 이해할 수 있어도 비방으로 피해받은 IT 유튜버들한테는 사과해야 하는게 업계의 도리 아닐까 싶다”, “테크몽님이 와이프의 행동을 모르고 계셨다면 응원했을텐데,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하시니 더 할 말은 없다”, “끝까지 믿어왔고 신뢰하던 유튜버였는데 제 기대와 달리 실망스러운 모습에 너무 충격받고 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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