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동맹국 저버렸다" 비판
탈레반 친중화 가속 땐 中 위상 강화
北, 한·미 균열 획책 강화할 가능성
‘비핵화’ 대미 협상력 끌어올릴 수도
탈레반 친중화 가속 땐 中 위상 강화
北, 한·미 균열 획책 강화할 가능성
‘비핵화’ 대미 협상력 끌어올릴 수도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이 국제정세에 미치는 후폭풍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미국의 국제사회 리더로서 존재감에 의문부호가 생겼고, 미·중패권 다툼에서 중국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남북관계에서도 앞으로 북한이 한·미동맹 균열을 노리는 고도의 회색전략을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 美 글로벌 리더 위상 타격
이번 사태를 놓고 미국이 글로벌 리더로서 책임을 방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자국 이익만을 우선시하며 아프간 내 미군 철수를 서두르는 바람에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을 사실상 용인했다는 것이다.
이어 "아프간에서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이후 대혼란 국면이 오래 지속됐는데 미군은 정치적 안정도, 경제적 인프라 구축도 이루지 못한 채 서둘러 떠나 동맹을 저버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친중국 성향인 이란에 이어 탈레반의 친중화가 가속화 될 경우 현재 진행중인 미·중패권 경쟁에서 자칫 미국이 중국에 밀릴 수있다는 지적이다.
반 연구원은 "이번 사건은 미·중 패권 경쟁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을 이용해 탈레반과의 협력을 본격 추진한다면 글로벌 패권다툼에서 중국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반 연구원은 진단했다.
■北, 한·미균열 노릴수도
북한이 아프간 사태로 미국의 위상이 약화된 틈을 타 비핵화와 관련한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과 탈레반 정권은 공포정치, 게릴라 전술, 사상전 등 여러 면에서 유사점이 많다. 북한이 미군 철수 이후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간 사태를 통해 한·미균열, 남·남갈등 획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 연구원은 "북한은 미군 철수로 촉발된 군사적 공백을 이용해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것을 보고 한·미를 상대로 싸우지 않고 이겼다는 심리적 성취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온 북한이 앞으로 한·미 균열과 남·남 갈등 조장을 통해 비핵화 국면에서 주도권 잡기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외교전문가는 "아프간 사태가 한미동맹과 한반도 안보정세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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