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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직투 열풍, 북미 펀드로 이어간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8 14:54

수정 2021.08.18 14:54

최근 해외 펀드 중에서 북미펀드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미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서학 개미 열풍이 직접 투자에서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로까지 번지고 있다.

■올해 2조원 넘게 유입된 북미펀드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최근 한달간 북미펀드로는 4467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유럽, 중남미, 이머징 국가 등 해외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것과 달리 꾸준한 자금유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연초 이후로는 2조718억원이 유입돼 해외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을 흡수했다.

이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가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7일 기준 북미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3.13%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60%이고 최근 5년간 누적 수익률은 120.09%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북미펀드의 설정액은 4조4644억원이지만 순자산은 두 배에 가까운 8조3461억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북미펀드 중에서도 연초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펀드이다.

이 펀드는 25년 이상 지속적으로 배당을 늘려온 미국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상품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배당귀족지수를 추종한다. 작년 4월 설정된 이 펀드에 연초 이후 1659억원의 자금이 새롭게 들어왔다.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의 AB셀렉트미국펀드에도 77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AB 셀렉트 미국펀드는 주로 미국 중형주 및 대형주에 투자한다. 이외 KB미국대표성장주펀드, 삼성미국인덱스펀드 등에도 100억~200억원 안팎의 자금이 새롭게 설정됐다.

■해외주식펀드 포트폴리오, 미국과 IT 섹터 중심으로 변화
과거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중심이었던 해외주식펀드 포트폴리오는 미국과 IT섹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최근 2008년 18조원에 달했던 중국펀드는 8조원대로 줄었고 2008년 12조원까지 늘어났던 브릭스펀드는 3750억원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 기업 등에 투자하는 펀드는 꾸준한 증가세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3개월 자금유입 상위 해외주식펀드 15개 중에서 7개는 북미펀드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최근 관심을 크게 받고 있는 IT펀드, 배당펀드, 지속가능펀드 등도 미국 투자 비중이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 해외주식펀드 중에서 가장 운용규모가 큰 3조원대 펀드인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러지펀드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아마존 등 미국 IT 기업 편입 비중이 상당하다. 일각에선 북미 지역의 물가상승 압력, 델타변이 확산는 펀드 수익률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기 둔화가 우려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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