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실장들의 업무보고는 약 6개월 만으로 여야는 주요 현안과 관련 첨예한 입장차 속에 공방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기모란 방역기획관의 운영위 불출석을 두고 기싸움을 이어가면서 대선을 앞두고 국정 책임론에 대해 날카로운 신경전도 이어갔다.
■ 초반부터 기모란 불참 논란에 野 "정치적 방어" 맹공
23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 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등에 대한 업무보고와 질의응답을 실시했다.
국민의힘은 기모란 방역기획관 출석을 요구했지만 여야간 합의 불발로 '불출석'하면서 운영위 초반부터 고성이 오갔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기모란 방역기획관은 정부의 방역실패 책임론의 중심에 있다"며 여당 소속 윤호중 위원장에게 거듭 출석 요청을 촉구했다.
하지만 운영위 여당 간사 한병도 의원은 이미 출석해 있는 사회수석을 통해 충분히 답변을 들을 수 있다며 '필요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여기에 야당 간사 추경호 의원이 "새로 직제가 편성된 만큼 방역에서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메시지를 줄 것인지 국민들에게 얘달해달란 취지"라고 반박하면서 여야는 신경전을 펼쳤다.
한병도 의원이 "질의 시작도 전에 야당이 자꾸 이슈화하는 데에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하자 야당에서는 목소리를 높여 강력 항의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 靑 유영민 "내년에 1억 7000만회분 백신 확보"
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에 최대 화두는 방역과 백신 확보문제였다. 유영민 비서실장은 인사말을 통해 "방역에 협조해주시는 국민께 송구하고 감사하다"며 일상 회복을 위해 백신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유 실장은 추석 전에 3600만명 1차 접종 목표 달성을 넘어 내년에 1억 7000만회 분의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으로 이월되는 백신 물량 8000만회 분과 내년 신규로 구매할 9000만회 분을 더해 통해 인구 3배의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겠단 것이다.
아울러 그는 모더나사의 백신 공급 차질 문제를 정부의 노력으로 해소했다며, 23일 101만회 분을 시작으로 당초 물량의 2배 이상인 831만회 분을 받기로 했다는 점도 거론했다. 최근 루마니아의 우리 정부에 대한 백신 공급 계획이 국내에서 정부의 백신확보 책임론으로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이를 적극 해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청와대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손실보상법 지원 준비, 한국판 뉴딜 추진 등을 통해 코로나 국난을 극복하겠단 방침이다.
■ 與 '민심 역린' 부동산·가계대출 정책 비판
이런 가운데 부동산 정책과 가계대출 문제도 화두로 떠올라 여야 모두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민철 민주당 의원은 최근 수도권 거래절벽 등 전세난을 들어 "부동산 정책이 시장상황을 쫓아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호승 정책실장은 "먼저 부동산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이 안정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이 실장은 강남 중심 이주 수요 발생, 저금리 상황에서 전셋값을 올리는 현상 등을 원인으로 짚었다.
이 실장은 해결책으로는 2.4 대책 등 기존 공급 대책의 지속적 추진을 들었다. 또한 공공임대주택을 180만호로 꾸준히 늘리고 3기 신도시의 사전 청약분을 다음주까지 당겨서 발표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NH농협 은행 등 주택담보대출 중단 사태와 관련 정부의 가계부채관리 정책도 대책 요구가 이어졌다. 이호승 실장은 이에 대해 "거시 금융 건전성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농협은행은 자체 제출한 대출총액한도를 7월에 넘었기 때문에 스스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실장은 실수요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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