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韓 GDP 5배 늘때 中 30배… 글로벌기업 韓 15개, 中 135개 [불안한 한국경제 체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3 18:00

수정 2021.08.23 18:27

'수교 29년' 한·중 비교해보니
한국의 5%였던 1인당 GDP도
중국, 작년엔 3분의 1까지 추격
세계 수출 1위 품목수 격차 확대
한국 69개로 중국의 3.9% 불과
韓 GDP 5배 늘때 中 30배… 글로벌기업 韓 15개, 中 135개 [불안한 한국경제 체력]
한중 수교 이후 29년간 중국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 주요 경제지표에서 한국을 뛰어넘어 격차를 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992년과 올해까지 29년간 한중 간 경제·경쟁력 격차 변화를 비교·분석한 결과 명목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992년 3560억달러에서 2020년 1조6310억달러로 약 4.6배 성장한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4920억달러에서 14조7230억달러로 무려 29.9배나 성장했다. 이에 따라 한중 간 명목 GDP 격차는 1992년 1.4배에서 2020년 9.0배로 크게 벌어졌다.

■1인당 GDP 韓 3.9배…中 25배 성장

명목 1인당 GDP는 한국이 1992년 8126달러에서 2020년 3만1497달러로 약 3.9배 증가한 반면 중국은 1992년 420달러에서 2020년 1만484달러로 약 25.0배 증가했다. 1992년에 중국의 명목 1인당 GDP는 한국의 5.2%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33.3%까지 추격했다.

한국의 수출액은 1992년 770억달러에서 2020년 5130억달러로 6.7배 성장한 반면 중국은 1992년 860억달러에서 2020년 5조5980억달러로 65.1배 성장했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교역 면에서는 한국의 1992년 교역액이 중국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2020년에는 한국의 교역액이 9810억달러인 반면 중국은 7조6580억달러로 한국의 약 7.8배 규모로 성장했다.

한중 간 외국인직접투자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는 1992년 10억200만달러에서 2020년 92억2400만달러로 약 9.2배 증가한 반면 중국은 1992년 110억800만달러에서 2020년 1493억2400만달러로 약 13.6배 증가했다. 해외직접투자도 한국은 같은 기간 23.6배 증가한 반면 중국은 33.2배 증가했다.

■국가경쟁력 中 16위로 韓 23위 앞서

거시경제,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를 분석해 국가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IMD 국가경쟁력 순위를 살펴보면 1994년 한국은 32위, 중국은 3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중국이 16위, 한국이 23위로 나타나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

한국과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양국 모두 괄목할 만하게 상승했으나 최근에 중국이 한국을 넘어섰다.

제조업 경쟁력을 분석해 국가마다 순위를 부여하는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에 따르면 CIP 지수는 1990년 한국과 중국이 각각 17위와 32위였으나 2018년에는 중국 2위, 한국 3위로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등급을 보면 S&P는 같은 기간 한국을 A+에서 AA로 2단계 올렸으나 중국은 BBB에서 A+로 4단계 올려 양국 간 차이는 4단계에서 2단계로 줄었다. 무디스는 같은 기간 한국을 A1에서 Aa2로 2단계 올렸으나 중국은 Baa1에서 A1로 3단계 올려 두 나라 간 차이는 3단계에서 2단계로 줄었다.

기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수,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 품목 수 모두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수는 1995년 기준 한국이 8개, 중국(홍콩 포함)이 3개로 한국이 많았으나 2021년에는 한국이 15개, 중국(홍콩 포함)이 135개로 중국이 크게 앞섰다. 또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 수는 한국이 1993년 기준 96개, 중국이 322개로 한국이 중국의 약 29.8%였으나 2019년에는 한국이 69개, 중국이 1759개로 한국이 중국의 약 3.9%에 불과했다.


글로벌 연구개발(R&D) 1000대 투자기업 수에서도 한국이 2006년 19개에서 2019년 25개로 1.3배 증가한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4개에서 168개로 42.0배 폭증했다.

전경련 김봉만 국제협력실장은 "중국 경제는 1970년대 말 대외개방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며 "특히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중 간 격차는 사라졌거나 대부분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혁신산업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 노동시장 구조개혁, 4차 산업혁명 분야 적극 진출 등 정부와 기업이 함께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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