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20년 4월 육군 부사관이 된 동생이 복무 중 수차례 성폭력을 겪었다”고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후 다양한 2차 가해가 있었고 (피해자는) 결국 부대 전출을 택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피해자의 고통은 전입 일주일만에 직속상관이 교제 요구를 한 데서 시작됐다. 청원인은 “(피해자는) 정중하게 거절 후 후임으로 노력했지만 가해자는 상사라는 점을 이용한 가스라이팅에 이어 평소 수위 높은 성희롱과 강제추행을 일삼았고 집요한 스토킹까지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청원인은 “평소 특정 인물과 교제를 구체적으로 지시한 A간부, 자는 동생을 몰래 촬영 후 단체 메시지 방에 유포한 B간부, 가해자와 절친한 관계이면서 진술조서를 보여 달라 요구한 C간부, 전입 초 강압적 술자리를 만들어 폭언 및 폭행을 가한 D간부, D간부와 합의 종용한 사단 법무부까지 주위가 온통 가해자였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조사 중에도 A간부는 분리조치를 하지 않았고 그 사이 가해자는 부대 내 여론을 동생에게 불리하게 만들었다”며 “부대 분위기 흐리지 말고 떠나라 비난하는 간부들,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헛소문을 내는 간부까지 생기며 2차 가해가 이어졌다”고 폭로했다. 이어 “(A간부는) 부대 내 간부 교육을 미봉책으로 내놓았지만 교육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실명을 언급하며 동생을 공식적인 성폭력 피해자이자 내부 고발자로 낙인 찍었다”며 “간부들에게 (피해자가) 숙소에서 자살할지 모르니 자는 것을 감시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성토했다.
청원인은 “군형법으로 다뤄야할 성폭력 사건을 일반 징계건으로 분류했다”며 사단 법무부도 비판했다. “형사건이 아니라는 이유로 객관적 증거인 CCTV, 통신사 자료 확보가 어려워지며 더 많은 혐의가 있음에도 가해자는 처벌이 축소되어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전역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청원인에 따르면 사단법무부는 합의를 종용하기까지 했다.
결국 살기 위해 새 부대로 떠난 피해자는 그곳에서도 배척당했다. ‘성 문란 간부’, ‘내부 고발자’ 같은 소문 때문이었다. 청원인은 “올해 가슴 아팠던 공군 성폭력 사건 이후 군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특별 조사 기간이 있었고 (이에 따라) 동생은 사건을 재조사를 받고 있으나 수사는 큰 진전이 없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을 여러 번 시도한 피해자는 정신과에 입원해있다.
청원인은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은 가해자들과 성폭력 사건을 축소, 은폐, 회유, 합의 종용한 사단 법무 관계자들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그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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