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태풍 지나간 남부지역 곳곳 침수… 하늘·바닷길도 막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4 18:57

수정 2021.08.24 18:57

24일 오전 동해안 빠져나가
급경사지 거주 1만명 사전 대피
태화시장 2016년 이어 또 침수
포항은 군인 투입 긴급복구 나서
제12호 태풍 오마이스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24일 새벽 울산 중구의 태화시장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자원봉사자들이 비에 젖은 물건을 정리하며 수해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뉴시스
제12호 태풍 오마이스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24일 새벽 울산 중구의 태화시장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자원봉사자들이 비에 젖은 물건을 정리하며 수해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전국 종합=강인 기자】 태풍 오마이스가 24일 오전 동해안으로 빠져나갔지만 남부지역을 관통하며 크고 작은 상처를 남겼다.

태풍이 지나는 길목에 있던 남부지역은 200㎜가 넘는 폭우로 주택과 시장, 도로 등 곳곳이 침수됐고, 10여 명의 이재민까지 발생했다.

부산과 경남 창원, 전남 순천·담양 등에서는 급경사지 등에 거주하는 주민 1만여 명이 사전 대피하기도 했다.

다행히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올해 처음 우리나라에 상륙한 오마이스는 작은 크기에도 많은 비와 강풍을 몰고 왔다. 오마이스는 중심기압 996hPa, 최대 풍속 초속 18∼19m, 강풍 반경 110㎞ 규모였다.

전날인 23일 오후부터 24일 오전까지 전국에서 크고 작은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에서는 승용차가 떠내려 갈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려 시내 도로 33곳이 침수와 침수 우려로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부산 기장군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이 범람해 주택과 상가 6곳이 침수돼 주민 30여 명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울산은 태화시장이 또 다시 침수됐다. 24일 0시부터 3시까지 1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려 태화시장 500m 구간이 침수되고 주택과 상가 2곳, 차량침수 10건, 도로통제 18곳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태화시장은 지난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때 300여 개 점포와 노점이 대부분 물에 잠기고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한 곳이다. 또 울산 남구에서는 침수된 건물 지하에서 배수작업을 벌이던 작업자 3명이 가스를 마셔 의식을 잃어 119구조대에 구조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들은 병원으로 후송돼 의식을 되찾았다. 울산 태화동 한 주택에서는 일가족 5명이 집 주변에 불어난 물 때문에 고립됐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울산시소방본부에 접수된 비 피해 신고는 271건이었다.

대구·경북지역은 태풍 피해 신고 25건이 접수됐다. 특히 포항은 오전 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내린 95㎜ 폭우로 구룡포 시장 100m가 침수돼 상가 8동과 주택 5동이 피해를 입었다. 행정당국은 군인력 200명, 살수차 2대, 소방차 1대 등을 투입해 복구 작업을 벌였다. 또 경주 외동 석계소 하천 제방도로 100m가 유실돼 경주시가 긴급 복구에 나서기도 했다.

이외에도 전남에서 비 피해 신고 13건이 접수되고, 전북에서도 21건의 피해 신고가 있었다.

태풍은 하늘길과 바닷길도 막았다. 김포·김해·제주·청주·울산·광주 등에서 모두 86편의 항공기가 결항했고, 강풍과 강한 파도에 여객선은 목포∼제주·인천∼백령 등 58개 항로 70척을 항구에 묶어뒀다.

오마이스 영향에 따른 누적 강수량은 제주 서귀포 219.5mm, 경남 사천 205.5mm, 강원 고성 167mm, 울산 울주 166.5mm 등을 기록했다.
특히 경남 거제와 사천은 한때 시간당 각각 99.5㎜, 89㎜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태풍은 빠져나갔지만 한동안 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쪽 저기압 영향에 따라 천둥, 번개, 돌풍을 동반한 시간당 50∼70mm의 비가 내리고 호우 특보가 확대될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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