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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10년만에 '무파업' 임협 잠정합의안 도출…27일 찬반투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4 19:21

수정 2021.08.24 19:38

6월 상견례 이후 2개월여만
코로나19·반도체 위기극복 공감대
한국GM도 올해 임금협상 마무리
서울 서초구 양재동 기아 사옥. 기아 제공
서울 서초구 양재동 기아 사옥. 기아 제공

[파이낸셜뉴스] 기아 노사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 없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데 성공했다. 6월17일 첫 상견례 이후 2개월여 만이다.

기아 노사는 24일 오토랜드 광명(구 소하리공장)에서 열린 13차 본교섭에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기아 노조는 2011년 이후 매년 파업을 이어왔는데 무분규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고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등 위기상황 속에서 노사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7만5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200%+350만원, 품질브랜드 향상 특별 격려금 2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10만원, 20만 포인트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무분규 합의를 이끈 노사 공동 노력에 대한 무상주 13주 지급도 포함했다.

이와 함께 노사는 '미래 산업 변화 대응을 위한 노사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와 4차 산업 재편에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고용안정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2025년까지 29조원 투자뿐 아니라 미래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대비해 친환경차 전용공장 전환, 다품종 생산설비 투자 등 국내 오토랜드의 미래 방향도 제시됐다. 아울러 미래 변화 적응을 위한 직무교육을 지원하고, 자동차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협력사 동반성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합의에 포함됐다.

복지환경 개선에도 합의했다. 첫차 구매 시 직원용 할인 혜택을 확대하고,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일반직과 연구직의 평일 연장근로 기준 시간 변경 등과 함께 재산 증식과 애사심 고취의 의미를 담은 우리사주도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회사는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등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노조 요구안에 대해선 '수용불가' 입장을 유지했다. 기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반도체 수급 문제 등 경영 불확실성이 고조된 현실에서 노사가 한걸음씩 양보하면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기아 노조는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오는 27일 진행한다. 조합원 투표에서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10년 만에 무분규로 임금협상이 최종 타결된다.

한편, 한국GM 노사도 이날 진통 끝에 올해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한국GM 노조가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7012명 가운데 65.7%(4604명)가 찬성표를 던졌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3만원 인상(호봉승급 포함)과 격려금 450만원, 부평2공장의 물량 확보 및 현재 제작 중인 차량의 생산 일정 연장 외에 1인당 30만원 상당의 차량 정비 쿠폰 및 20만원의 재래시장 상품권을 지급키로 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생산 공장의 감산 조치가 장기화되고, 리콜 여파로 신형 전기차 볼트EV, 볼트EUV의 판매 시점이 지연되는 등 대내외 악재가 지속되고 있지만 조기 타결에 성공하면서 하반기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은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GM 관계자는 "회사가 약속한 경영 정상화 노력을 앞으로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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