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지난해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기상학회(AMS)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전세계 기온이 사상 3대 최고기온을 기록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가한 영국기상국은 유럽의 기온은 이전 사상최고치를 '상당한 격차로' 웃도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유럽의 지난해 평균 기온은 1981~2010년 연평균치보다 1.9℃ 더 높았다. 1981~2010년은 기후변화를 측정하는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유럽 역사상 가장 기온이 높았던 상위 5개연도는 모두 2014년 이후로 집중됐다.
AMS는 이날 공개한 31차기후현황 보고서에서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벨기에, 노르웨이, 스웨덴을 비롯해 유럽 17개국의 지난해 연평균 기온이 사상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북극 기온도 지난해 기준연도(1981~2010년) 평균치에 비해 2.1℃ 더 높아 역시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남극도 다르지 않아 극도로 무더운(?) 한 해였다. 아르헨티나 남극관측기지인 에스페란사 기지가 지난해 2월 6일 18.3℃까지 올라 남극대륙 기온 관측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전 최고치는 2015년의 17.2℃였다.
일본, 멕시코, 세이셸제도 등 지구 곳곳의 지난해 기온도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유럽 북서부 일부는 평소보다 더 시원했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활동이 둔화되면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 전세계 배출 규모가 6~7% 감소했지만 전체 누적 규모는 증가세를 이어가 지난해 사상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영국기상대의 로버트 듄은 "인류가 유발한 기후변화가 지구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다시 확인됐다"면서 "다만 모든 곳이 같은 비율로 충격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에도 열기는 지속되고 있어 사상최고치 기록을 또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 프랑스 등에서 폭염으로 산불이 잇따르고, 독일과 벨기에는 7월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홍수를 겪었다. 미국, 캐나다도 대규모 산불로 고통받고 있다.
코페르니쿠스 대기관측 서비스는 지중해 지역이 '산불 핫스팟'으로 변모했다면서 산불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역시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달초 유엔도 기후변화보고서에서 전세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에 비해 이미 1.2℃ 높아졌다면서 기온 상승폭이 1.5℃를 넘어 심각한 피해가 빚어지지 않도록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대대적인 노력을 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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