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낙연·정세균 단일화, 1차 슈퍼위크 70만 표심 '변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8 10:04

수정 2021.08.28 16:45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다음달 4일 지역순회 경선을 앞둔 가운데 선두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지율 독주를 계속 이어가고 있어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의 단일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정 전 총리의 대선 경선 완주 의사가 확고해 단일화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첫 경선지인 충청권을 시작으로 1차 슈퍼위크까지 득표 결과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 주자의 단일화 구도는 예비경선이 치러지던 지난달 초에 반짝 떠올랐으나 이 전 대표 측의 노골적인 단일화 구애에 정 전 총리가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일단락된 바 있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연대 가능성이 주목받는 이유는 결선 투표 제도 때문이다.

민주당은 1차 경선(10월10일)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 간 결선 투표를 실시해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이 지사가 여러 악재에도 견조한 지지율 흐름을 이어가며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결선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지지층이 반(反)이재명 연대를 형성해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 지사 측은 결선투표 없이 대선 후보로 확정되겠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이 50%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라 이를 장담할 수는 없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는 압도적인 우위를 형성했음에도 1차 경선에서 57%의 득표율을 얻고 결선투표 없이 후보로 확정됐다.

최근 리얼미터의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지난 23~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5명,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에 따르면, 이 지사는 31.7%, 이 전 대표는 21.7%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자(596명)만 놓고 보면 이 지사는 53.6%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는 32.7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범진보권 차기 주자 적합도 조사(지난 20~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는 이 지사 29.3%, 이 전 대표 18.7%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 응답자(332명) 중엔 이 지사가 51.5%, 이 전 대표가 31.6%로 집계됐다.

이재명 캠프는 자체적으로 진단한 경선 판세에 비춰 "이미 과반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캠프 민형배 전략본부장은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충청 지역의 경우 경선에 참여할 의사가 많을 것으로 여겨지는 적극 지지층에선 55% 이상으로 지지율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결선 투표를 확실시하며 역전을 자신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정운현 공보단장은 윈지코리아의 지난 21~22일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4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를 내세우면서 "지지율 격차가 7.6%p, 즉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며 "골든크로스가 코앞에 왔다"고 단언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4일(대전·충남)과 5일(세종·충북) 공개될 충청권 득표 결과가 주목된다. 처음으로 공개되는 경선 투표 결과라 기선제압 성격이 있는 한편, 경선 최대 승부처인 12일 1차 슈퍼위크까지 정 전 총리가 의미있는 득표를 하느냐에 따라 완주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충청 이후 대구·경북(9월11일)을 거쳐 강원(9월12일) 경선에서 발표되는 1차 슈퍼위크에서는 약 70만명의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공개돼 경선 구도의 초반 판세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정 전 총리가 충청권 공략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지난달 말 일찌감치 중부권을 신수도권으로 육성한다는 공약을 발표한 데 이어 이달 들어 충청 일대를 구석구석 다녔다. 지난 27일 자가격리 판정을 받기 전까지 서울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충청 지역을 찾아 막판 표심 다지기에 총력을 다했다.

현재로서는 정 전 총리의 완주 의사에는 변함이 없다. 그는 지난 22일 "단일화할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이낙연 캠프를 향해 "단일화를 스토킹하듯 이야기하는 것은 도의에 맞지 않는다"며 "경선 전략으로 이런 태도를 보이는데 참으로 온당치 않은 일"이라고 불쾌함을 표했다.

이 전 대표 측 역시 1차 슈퍼위크를 기점으로 놓고 민심의 향배를 주목하고 있다.
이 지사와 세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 우선순위지만, 정 전 총리의 득표 결과도 관심을 두고 있다. 정 총리가 초반에 유의미한 득표를 하지 못하면 친문을 중심으로 단일화 요구가 분출할 수 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면 된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