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해철 기자 = 영화 '기생충' 촬영지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 아현1구역에서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을 위한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곳은 당초 주민 이견 등으로 공공재개발이 보류된 지역인데, 최근 사업 추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게 높아지면서다.
아현1구역 일대는 서울 도심 내 알짜입지로 꼽히는 곳으로, 추후 공공재개발 추진 시 주택공급 효과가 클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아현1구역 재개발 투쟁위원회(투쟁위)는 지난 24일 마포구청에 공공재개발 동의서 1707명분을 제출했다. 이번 공공재개발 동의서는 올해 4월부터 이달까지 확보한 것으로, 전체 소유주(2700명)의 약 63%에 달하는 동의율을 확보했다.
아현1구역은 지난해 11월 소유주 952명의 동의서를 확보해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공모에 참여한 바 있다. 그 이후로 올해 3월 국토부·서울시 합동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위원회(선정위)의 검토를 거쳤으나, 사업 방식에 대한 주민 이견이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받았다.
아현1구역 주민들은 민간 재개발로는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공공재개발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에서 보류된 이후 주민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아현1구역의 주민 동의율(63%)은 공공재개발 사업시행자 지정에 필요한 동의율 66.6%(공공 단독시행 기준)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이곳이 후보지로 선정된다면 주민 동의가 필요한 사업시행자 지정 절차를 한결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이형구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공공재개발 보류 결정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 주민 반대를 해소했다"며 "공공재개발에 대한 일부 반대 민원이 있었던 것과 관련해선 명의도용이 있었던 것으로 법원 판결에서 밝혀졌다"고 말했다.
다만 아현1구역의 사업성 부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이곳이 공공재개발에서 보류된 다른 이유 중 하나는 구릉 지역에 위치해 사업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아현1구역은 SH 측에 사업성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으나, 아직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
SH 관계자는 "주요 보류 사유인 주민 이견이 해소된 만큼 조만간 사업성 재검토에 나서기로 결정했다"며 "주민 협의 등을 거쳐 재검토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연내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위를 열고 아현1구역 등 공공재개발 보류지역을 대상으로 재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재심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선정위 판단에 따라 공공재개발 보류 사유가 해소된 지역에 대해선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할 예정"이라며 "올 하반기 중으로 공공재개발 추가 후보지 선정을 위한 공모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현1구역의 입지를 고려하면 공공재개발 추진에 따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존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보면 대부분 서울에서도 외곽지역에 위치한 곳들이었다"며 "반면 아현1구역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라는 상징성뿐만 아니라 주요 도심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지역이란 점에서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