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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달라" 간청했던 아프간 패럴림픽 선수들, 극적으로 도쿄 도착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9 09:55

수정 2021.08.29 11:34

도쿄패럴림픽 조직위, 공식 발표 
그간 프랑스 파리에 머물며 훈련 
다음달 2일 태권도, 3일 육상 종목 출전
도쿄패럴림픽위원회, 아프간 국기 입장시켜 
두 선수 도쿄행 '복선' 깔아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왼쪽)와 호사인 라소울리. (캡처=국제패럴림픽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뉴시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왼쪽)와 호사인 라소울리. (캡처=국제패럴림픽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으로 도쿄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출전이 막힌 것으로 여겨졌던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선수들이 극적으로 일본에 도착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여자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남자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4)가 일본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28일 밤 11시께 공식 발표했다. 두 선수는 도쿄 하네다 공항을 통해 이날 오후 6시30분께 입국했다.

이들은 호주 정부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 그간 비밀리에 프랑스 파리에 머물며 훈련과 휴식을 병행해 왔다. 앤드류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은 "두 선수가 선수촌에 무사히 도착했다"며 환영 인사를 보냈다. 두 선수는 파리와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을 받았다.

자키아 쿠다다디 선수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도쿄 패럴림픽 출전이 어려워지자, 영상 메시지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뉴스1
자키아 쿠다다디 선수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도쿄 패럴림픽 출전이 어려워지자, 영상 메시지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뉴스1

이번 대회에서 여자 태권도 49㎏급에 출전하는 쿠다다디는 이달 중순 아프가니스탄 정세가 급변하면서 카불을 떠날 수 없게 되자,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청한다.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내 손을 잡고 도와 달라"고 간청했었다. 쿠다다디가 출전하는 경기는 다음달 2일부터 실시된다. 라소울리는 다음 달 3일 열리는 육상 남자 400m에 출전한다.

IPC는 지난 24일 개막식 선수단 입장 순서에서 아프간 국기를 입장시켜, 이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당시 아프간 국기 입장이 이들의 도쿄행에 대한 '복선'이었던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위원회는 성명에서 "선수들의 꿈을 실현해 준 여러 정부와 스포츠 및 인권 센터, IPC, 인권 단체들, 프랑스 패럴림픽 위원회, 영국 패럴림픽 협회, 세계태권도연맹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조정원 총재가 이끄는 세계태권도연맹은 쿠다다디의 대체 선수를 뽑지 않고 그의 출전을 기다려 왔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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