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군 최종 시한까지 일촉즉발
프랑스·영국은 공수작전 완료
미·중 '아프간 사태' 두번째 통화
왕이 "모든 당사자, 탈레반 접촉"
블링컨은 "아프간 인도적 원조"
유엔 안보리 통일된 목소리 요구
프랑스·영국은 공수작전 완료
미·중 '아프간 사태' 두번째 통화
왕이 "모든 당사자, 탈레반 접촉"
블링컨은 "아프간 인도적 원조"
유엔 안보리 통일된 목소리 요구
30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으로 다수의 로켓포가 발사됐지만, 미군 미사일 방어시스템에 의해 요격됐다.
미국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5발의 로켓포가 카불공항으로 발사됐다. 그렇지만 미군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작동해, 미군의 사상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IS-K는 지난 26일 자살 폭탄테러를 먼저 일으켜 미군 13명과 170여명의 현지인이 사망했다. 미군은 보복에 곧바로 나섰다. 무인항공기를 동원해 아프간 동부에서 IS-K의 폭탄테러 설계자 등 2명을 제거한데 이어, 추가로 카불공항에 자살 폭탄테러를 시도하려던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했다.
미군은 31일까지 철군 전 남아 있는 미국 시민과 위험에 처한 아프간인들을 안전하게 철수시키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미국은 이 기간에 IS 무장세력이 카불공항 공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앞서 미 당국자들은 IS-K가 로켓포로 카불 공항을 노리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8일 아프간 지상 상황이 매우 위험하며 또 다른 무장 세력의 공격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군과 연합군은 아프간의 마지막 대외 출구인 카불 국제공항의 출입국 3곳의 통제권을 공항 주변을 봉쇄한 탈레반에게 넘겼다.
탈레반은 미군이 아프간에서 IS-K에 대한 군사 작전을 하려면 자신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탈레반은 IS-K의 테러도 비난하면서 미국에게 이달 말까지 철군 기한을 지키라고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이 외국 정부로부터 입국 승인을 받은 자국민들도 출국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의 철수 시한인 31일을 앞두고 많은 국가들이 자국민들의 대피 활동을 마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지난 27, 28일 공수 작전을 종료했다.
한편, 아프간 사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대응이 갈수록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중국은 아프간 상황은 내정이라며 탈레반 새 정권 인정에 무게의 중심을 둔데 반해 미국은 아프간 국민의 인도적 원조만을 강조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통일된 목소리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5일 아프간 정부를 몰아내고 전국을 장악한 탈레반은 28일 발표에서 1~2주 내에 새로운 내각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유럽은 탈레반 정권과 대화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나마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 역시 아직까지 탈레반을 공식 정부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를 갖고 "아프간 국내 정세가 이미 근본적으로 변했다"면서 "모든 당사자가 탈레반과 접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의 새 정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아프간 상황에 대해 그들의 내정이며 간섭해선 안 되며 탈레반의 발표를 중시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왕 부장은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아프간에 경제적·민생적·인도적 지원을 해 아프간의 새 정권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사회치안을 유지하며 가능한 한 빨리 평화 재건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과 블링컨 장관이 아프간 문제로 통화한 것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직후인 지난 16일에 이어 두 번째다.
또 왕 부장은 "아프간 전쟁이 자국 내 테러 세력 제거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성급한 철수는 아프간 테러 조직의 복귀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블링컨 장관은 "탈레반이 외국 국민의 안전한 철수를 보장하고 아프간 국민이 인도적 원조를 받으며 아프간 영토가 테러 세력의 발원지가 되지 않기를 국제사회가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유엔 안보리가 명확하고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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