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된 영아를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씨(29)를 향해 손녀를 잃은 외할머니 A씨가 “악마보다 더한 악마”라고 격분했다.
A씨는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가슴이 찢어지고 피눈물이 나서 살 수가 없다”며 자신이 알고 있는 사건 정황을 상세히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딸 정모씨(25)와 양씨는 2019년 만나 연애를 하다가 아이가 생겼다. 이후 양씨는 중고 거래 사기로 감옥에 가게 됐고, 정씨는 미혼모센터에서 아이를 낳았다. 양씨 출소 후 올해 1월부터 두 사람이 A씨의 집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우리 딸이 다른 엄마들하고는 다르다. 지적인 부분이 다른 사람보다 떨어져 말을 잘 맞춰서 할 줄 모른다”면서 “양씨도 제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집에) 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가 집을 비울 때마다 양씨의 폭행이 벌어졌다고 한다. A씨는 “딸이 울지도 못하게 하고, 저한테 얘기하면 가만 안 둔다고 협박했다고 한다”며 “그게 사람이냐. 악마보다 더한 악마”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잠깐 시장 갔다온 사이에 (양씨가) 홀딱 벗고 있었고, 아기가 옆에 있었다”라며 “싸한 느낌이 들어 당장 나오라고, 대낮에 뭐하는 거냐고 했더니 ‘알지도 못하고 제대로 보지도 못했으면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자신이 제대로 보지 못했으니 넘어갔으나 나중에 경찰 신고 전 딸 정씨는 “더 무서운 일이 있었다”며 양씨가 두 사람의 무릎을 꿇리고 번갈아가면서 유사 성행위를 시켰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러다 양씨가 또 사기 범행을 벌인 것을 알게 된 A씨는 그를 야단쳤고, 양씨는 딸과 손녀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딸의 증언에 따르면 손녀가 죽던 날 양씨는 칼을 들이밀면서 “너 먼저 죽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으라”고 협박한 뒤 창문을 닫고 이불을 겹겹이 씌운 채 아이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이후 정씨가 화장실에 가도록 했다.
정씨는 아이가 “아!”하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고 이후 양씨는 “다 끝났어. 빨리 정리하게 나와”라며 술을 마시러 나가자고 했다고 한다. 정씨는 “엄마, 내가 봤을 때 아기 성폭행까지 한 것 같아”라고 떨면서 말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도 성폭행 정황을 확인했다는 게 A씨의 말이다.
A씨는 “딸이 많이 아파하고 저보고 빨리 좀 죽여달라고 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 좀 해 달라.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제발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대전지법 형사12부(유석철 부장)는 아동학대 살해와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를 받는 양씨와 사체은닉 등 혐의를 받는 정씨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양씨는 지난 6월 15일 새벽 술에 취한 채 주거지에서 아이를 이불로 덮은 뒤 주먹으로 수십 차례 때리고 발로 수십 차례 짓밟는 등 1시간 가량 폭행해 숨지게 했다. 이후 정씨와 함께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 안 화장실에 숨겨뒀다.
검찰은 양씨가 살해 전 아이를 강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양씨로부터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며 극도의 공포감과 함께 심리적 지배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양씨는 지난 27일 열린 첫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오는 10월 검찰의 구형이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양씨에 대한 신상 공개와 성충동 약물 치료, 즉 화학적 거세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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