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 850억달러 무기 남아"
美 의회, 자금봉쇄 조치도 촉구
美 의회, 자금봉쇄 조치도 촉구

미국 정치권이 탈레반의 돈줄을 봉쇄하고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진 미군 무기를 반환토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상원의원들은 해외에 있는 아프간의 자산이 정권을 장악한 탈레반에 넘어가는 것을 적극 저지하는데 나섰다.
8월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과 롭 포트먼 상원의원(공화·오하이오)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에게 모든 수단을 써서라도 자금이 탈레반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두 상원의원은 공동으로 보낸 서한에서 정통성이 없는 탈레반에 자산을 제공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과도 맞지 않는다며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 아프가니스탄 중앙은총재인 아즈말 아마디는 미국 달러와 채권, 세계은행의 외화자산운용 프로그램인 RAMP으로 제공된 것을 포함한 자산 약 90억달러(약 10조4600억원) 대부분이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 예치된 상태라고 밝혔다.
루비오와 포트먼 상원의원은 옐런 장관이 미국의 우방과 유엔이 탈레반에 국제통화기금(IMF)을 포함한 모든 해외 원조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협의할 것을 촉구했다.
두 상원의원은 "탈레반은 테러의 스폰서로 알카에다와 긴밀한 관계"라며 자금을 미국의 이익과는 상반되는 곳에 사용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탈레반이 자금이 필요한 아프간 시민들에게 제공해줄 것으로 믿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탈레반이 아프간에 남겨진 미군 장비를 반환하지 않을 경우 군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프간에 남겨진 미군 장비가 "850억 달러(약 99조원)에 달한다"며 "모든 장비를 즉각 미국에 반환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탈레반이) 돌려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분명한 군사력을 동원해 반환 받거나 최소한 그것을 파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아프간을 장악한 뒤 현지에 남겨져 있던 미군 무기 및 장비 수십억 개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정부 보안군이 보유하고 있던 미군 항공기의 경우 지난 7월 30일 기준 211대로 추정되며, 이 중 46대는 현재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항공기의 경우 훈련 없이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달 초 인터뷰에서 "미군 장비가 어디로 갔는지 완전하게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상당량이 탈레반 수중으로 넘어갔다"며 "그들이 선뜻 넘겨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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