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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카불공항까지 미국인 비밀 호송"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1 03:41

수정 2021.09.01 03:41

[파이낸셜뉴스]
탈레반 전사들이 8월 3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의 국내선 이륙장 앞을 지키고 있다. 로이터뉴스1
탈레반 전사들이 8월 3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의 국내선 이륙장 앞을 지키고 있다. 로이터뉴스1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까지 미국인들을 비밀리에 호송했다고 CNN이 8월 31일(이하 현지시간) 미 국방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과 탈레반 간에 맺은 합의에 따른 것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인 탈출을 위해 미 특수부대가 카불공항에 '비밀 게이트'를 설치했고, 공항에는 미국인들을 안내하기 위한 '콜센터'까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미국인들이 사전에 설정된 공항 인근 '집결지'에 모이도록 고지받았다고 전했다. 틸레반은 이 집결지에서 미국인들을 모아 신원을 확인한 뒤 지름길로 미군이 관리하는 비밀게이트로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채 탈레반이 미국인 탈출에 협조하고 있다고만 밝힌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작전이 누설될 경우 탈레반의 태도가 바뀔 수도 있고, 8월 26일 카불공항에 폭탄테러를 가한 이슬람국가-호라산(IS-K)이 어떤 도발을 할지도 몰라 그동안 사실을 숨겼다고 말했다.

탈레반의 미국인 비밀 경호작전은 '하루에 수차례' 이뤄졌다고 미 관리들은 밝혔다.

한 소식통은 "이는 아주 훌륭히 작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항 인근 집결지에서 신원을 확인한 탈레반이 미국인 일부를 되돌려보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CNN은 전했다.

미 여권을 소지한 일부 미국인들과 영주권 소지자들이 공항 인근의 탈레반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보도들이 잇따른 바 있다.

또 탈레반을 통한 비밀 호송 외에도 합동특수작전사령부(JSOC)와 다른 특수부대원들이 지상에서 미국인들을 콜센터와 연결시키는 역할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부대들은 공항에 자체 '비밀 게이트'를 만들어 때때로 미국인들에게 어떻게 해야 비밀 게이트를 찾을 수 있는지 도보 이동 경로를 알려줘 이들이 공항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프랭크 매킨지 미 중부사령관은 30일 기자회견에서 특수부대원들이 미국인 1064명, 아프간인 2017명, 또 제3국인 127명 이상을 "전화통화와 방향지시, 호송등을 통해" 구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JSOC에는 가장 위험한 대테러작전에 투입되는 육군 델타포스와 해군 실(SEALS) 등의 특수부대가 포함돼 있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아프간에 미군이 남겨두고 떠난 대규모 무기와 관련해 이를 철수 전 군사용으로는 쓸 수 없도록 했고, 불용화도 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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