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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공직자 국가관이 곧 국가안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1 18:15

수정 2021.09.01 18:15

[fn광장] 공직자 국가관이 곧 국가안보
미군 철수로 탈레반에 의해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전복되자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난민 377명이 한국 정부에 기여한 자격으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진천캠퍼스에 입소했다. 알렉시 드 토크빌은 1835년에 그의 저서 '미국 민주주의'에서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람들은 그들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썼다. 조제프 드 메스트르는 1811년 러시아 헌법 제정에 관한 토론을 하면서 왕정이든 공화정이든 "모든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프가니스탄이 국민의 수준에 맞는 정부인지 아닌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긴다.
미군 철수가 결정되자 46년 전의 베트남처럼 평화협정은 휴지 조각이 됐고,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 수중에 넘어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부패하고, 공직자의 국가관이 투철하지 못해 사상적으로 적에게 압도당했기 때문이다. 사상적으로 적에게 점령당한 정부를 지탱해주기 위해 미국이 국민세금을 써가며 젊은 군인의 생명을 희생하는 것은 미국 국익과 배치된다고 판단해 미군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는 물론 국민의 국가관이 바르게 정립되지 않으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적의 수중으로 넘어간다는 것을 보여준 극명한 사례다.

공직자의 국가관이 바로 서야 나라가 안전해진다. 나라가 안전해야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고 '긍정적인 자아' '행복한 가정' '재미있는 학교' '신바람 나는 일터'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입신양명과 출세를 위해 공직자가 된 공무원을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하는 공직자로 바꾸기 위해서는 국가관 교육이 필수적이다. 공무원 임용시험을 거친 직업공무원은 각급 공무원교육기관에서 국가관 교육을 받고 있지만, 각종 선거를 통해 공직을 맡은 사람들은 국가관 교육 없이 현업에 투입되고 있다. 선거캠프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공직자가 된 사람들에게 철저한 국가관 교육이 필수적이지만, 제대로 교육을 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공직자에게 필요한 것은 국가관뿐만 아니라 인간관·가족관·사회관·직업관·세계관이 있는데, 이는 공직에 입문하기 전 학교 교육을 통해 형성된다. 학생들에게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인간관 교육을 제대로 해야 '재미있는 학교'가 될 수 있다. 인간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올바른 인간관 교육은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내재화해 자살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올바른 가족관 교육은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고, 건전한 사회관 교육은 이웃과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 기후변화를 극복하고 생태계를 보존하는 지구환경 만들기에도 바른 사회관 교육이 필요하다. 직업관 교육을 통해 자기 재능을 능력으로 꽃피울 수 있고, 소명으로서 직업관 교육이 활성화되면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의 공직자 교육은 국가안보와 국민생명을 책임지는 국가관 교육에 최고 가치를 둬야 한다.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 7년 전쟁을 극복한 서애 류성룡 선생이 남긴 "지난 잘못을 징계하여 뒤에 환난이 없도록 하라"는 '징비록'의 교훈을 외면해 1910년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다. 1945년 광복했으나 남북으로 분단되고 북한이 남침, 육이오전쟁을 치렀고 아직도 남북갈등은 진행 중이다.
공직자들이 국가 간 경쟁과 상생의 두 수레바퀴를 굴리려면 국가관 교육과 더불어 세계관 교육도 필요하다.

권대봉 중부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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