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親아베 대표주자
기시다, 직전 총재 선거 2위
고노, 기반 약해도 대중적 인기
'정적' 이시바, 이변의 주인공
극우부터 온건 대화파까지 포진
기시다, 직전 총재 선거 2위
고노, 기반 약해도 대중적 인기
'정적' 이시바, 이변의 주인공
극우부터 온건 대화파까지 포진
5일 현재 거론되는 후보로는 아베 정권 당시 외무상으로 한·일 위안부 합의에 관여한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기시다파), 과거 고노 담화를 주도했던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의 장남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아소파), 자민당 내 반(反)아베 선봉장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시바파), 아베 전 총리의 지원을 등에 업은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등이다.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인 아베 전 총리가 여성 정치인이자 자신의 측근인 다카이치 전 총무상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이번 선거가 '아베 진영' 대 '비(非)아베 진영'간 대결 구도로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조만간 출판 기념회를 통해 아베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한다고 표명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일본의 한 방송에 출연해 "총리가 되더라도 계속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그는 매년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 15일)과 봄·가을 예대제(제사) 때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왔다. 아베 전 총리와 함께 자민당 내 의원 모임인 '보수 단결의 모임' 고문을 맡고 있다.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맞붙어 2위를 기록한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자민당 내에서 비교적 온건 합리파인 기시다파의 수장이다. 아베 정권 당시 외무상을 맡아 한일 위안부 합의에 관여했다. 요시다 시게루 전 일본 총리의 노선을 계승, 일본 재무장 보다는 경제발전, 주변국과의 관계 등을 중시하는 성향의 파벌이나, 아베 정권 장기화 여파로 상당부분 과거에 비해 오른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이날 후지TV의 방송에 출연해, 최근 일본 자위대의 아프가니스탄 대피 작전 실패를 언급하며 자위대법 개정 의사를 밝혔다.
자민당 내 강경파인 아소파 일원이자 고노담화의 주역이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 장남인 고노 행정개혁상은 파벌 내 기반은 약한 편이나 대중적 인기가 높아 주목할 만하다. 고노 행정개혁상은 아소파 의원들과 계속 물밑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내에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자민당 내 아베 전 총리의 정적인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당내 기반은 약하나, 과거 2016년 총재 선거 당시 아베 전 총리와 맞붙었을 때 당원 투표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만큼, 이번 선거에서 이변의 주인공이 될 지 막판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가운데 다카이치 전 총무상이 당선될 경우, 한일 관계는 '아베 시즌 2'로 불린 스가 정권에 이어 '아베 시즌 3'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정주의 역사관을 기반으로 헌법 개정, 교과서 왜곡, 독도 도발 등 주변국의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노 행정개혁상이나 기시다 전 정조회장, 이시바 전 간사장 등도 일본 보수정치의 한계 속에 놓여있으나, 다카이치 전 총무상에 비해선 온건 대화파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자민당 내 주요 파벌로는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96명·이하 소속 국회의원 수)를 비롯해 2위 파벌인 아소파(53명), 다케시타파(52명), 니카이파(47명), 기시다파(46명) 등이 있다. 소수 파벌로 이시바파(17명)와 이시하라파(10명)가 있다. 1, 2위 파벌이 자민당 전체 국회의원의 40%를 가까이 차지하는 구도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이달 29일 투·개표가 진행된다. 자민당 국회의원(중의원+참의원) 383표에 당원·당우 383표를 더한 766표의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당선된다.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놓고 국회의원 표(383표)에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지방표(47표)를 더하는 결선 투표를 하게 된다. 새로 선출되는 자민당 총재는 스가 총리의 후임으로 국회에서 새 총리로 지명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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