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엄마, 액정 깨졌어~" 가족 사칭 메신저피싱 급증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5 18:26

수정 2021.09.05 18:26

상반기 메신저피싱 피해 165%↑
50대 이상 피해자 10명 중 9.4명
#. 50대 A씨는 모르는 전화번호로 문자를 받았다. "엄마, 딸~, 폰 고장나서 수리 맡겼어 ㅠㅠ"라는 문자를 받고 딸이 준 새 번호로 카카오톡을 추가했다. A씨는 "환불 받을 게 있는데 엄마 개인정보가 필요하다"는 말에 신분증 사진과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보냈다. 딸이 준 원격 조종앱까지 설치하자 더 이상 메시지가 오지 않았다. 알고 보니 딸을 사칭한 사기범이었다. 사기범은 A씨 명의로 수천만원의 대출을 받아 A씨의 계좌에서 대포통장 계좌로 돈을 빼갔다.

최근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문자와 카카오톡을 이용한 메신저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로 피해자의 자녀를 사칭해 대부분 사기범들은 자녀로 오해하게 만드는 말투와 이모티콘을 활용해 돈을 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장년층을 겨냥한 메신저 피싱이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84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6.4% 줄었다. 검찰 등 기관사칭형의 피해액은 같은 기간 81.1% 감소했다. 대출빙자형도 70.4% 줄었다. 하지만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165.4% 폭증했다.

가족과 지인 등을 사칭한 메신저피싱은 93.9%가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발생했다. 피해자의 신분증 및 금융거래정보를 탈취해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편취한다. 사기범은 주로 자녀를 사칭해 "핸드폰 액정이 깨졌다"는 문자메시지를 무차별적으로 발송한다.

사기범은 주로 가족 등 지인을 사칭하며 카카오톡 친구로 추가하도록 한 뒤 신분증(촬영본) 및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을 요구한다. 또 악성앱을 설치하도록 해 피해자 휴대폰으로 전송되는 인증번호 및 휴대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빼갔다. 사기범은 탈취한 정보를 이용해 피해자 명의로 대포폰을 만들거나 비대면 대출을 받는다.

딸 또는 아들이라며 신분증·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한다면 메신저피싱일 가능성이 높다. 문자로 회신하기 전에 반드시 전화통화로 자녀가 보낸 메시지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어떠한 경우에도 신분증 계좌번호·비밀번호 등을 제공해서는 안된다.

메신저피싱으로 신분증 및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하고 악성앱을 설치했다면 금융회사에 피해신고를 하고 지급정지 조치를 요청해야 한다.
또 휴대전화 초기화하거나 악성앱을 삭제해야 한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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