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中, '지민 비행기 띄웠다'고 제재..."팬덤 선행 많아" 반론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6 08:16

수정 2021.09.06 08:16

- 웨이보 지민 팬들의 계정 60일간 정지...중국공산당 '무질서한 팬덤 관리'
- 중국 인터넷, BTS 팬덤이 소학교 세우고 빈곤마을 지원 등 선행 주장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생일 이벤트 문구가 적혀진 제주항공. 중국 인터넷 캡쳐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생일 이벤트 문구가 적혀진 제주항공. 중국 인터넷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중국 팬들이 생일 이벤트로 한국 항공기에 지민의 사진을 그려 넣었다가 사실상 중국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6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지민 팬클럽은 지민의 생일인 10월13일을 앞두고 축하 의미로 돈을 모아 제주항공 비행기 1대에 지민의 얼굴과 생일 축하 문구를 새겼다.

이 항공기는 3개월간 운행되며 이미 운항을 시작했다. 중국 팬들은 해당 항공기 탑승권과 기내 종이컵에도 생일 축하 광고를 실었다. 팬들은 생일 당일에는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더타임스에 광고를 게재할 예정이다.

여기에 쓰인 돈은 중국 팬들이 지난 4월부터 자국 최대 포털 바이두를 통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금액은 3분만에 100만 위안(1억8000만원)을 돌파했으며 1시간이 지나자 230만위안(약 4억 원)을 넘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 정부가 과도한 연예인 팬덤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벌이는 상황이라는 점이 문제가 됐다.

앞서 중국공산당 ‘중앙 인터넷 안전 정보화 위원회’ 판공실은 지난 6월 미성년자 팬들의 모금 응원과 고액 소비를 유도하는 행위 등을 중점 단속하고 관련 계정이나 모임은 폐쇄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27일에는 무질서한 팬덤 관리 강화 방안도 발표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 역시 이달 2일 팬덤의 모금 활동에 대한 경고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대중문화 관리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는 지민 팬들의 계정을 60일간 정지시켰다. 생일 이벤트와 관련한 게시물도 삭제했다.

웨이보는 “비이성적인 스타 추종 행위를 단호히 반대하고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면서 “‘팬덤’ 관리를 강화하고 인터넷을 정화하겠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BTS) 중국 팬들이 건립한 중국 윈난성의 한 희망소학교. 중국 매체 캡쳐
방탄소년단(BTS) 중국 팬들이 건립한 중국 윈난성의 한 희망소학교. 중국 매체 캡쳐

이를 두고 중국 인터넷에선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BTS 팬들이 위안화를 유출하며 다른 나라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는 등 사치스럽고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BTS 중국 팬들이 오히려 수많은 선행을 하는 등 팬덤의 긍정적 영향이 크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중국 팬들은 윈난성 남부 한 지역에 희망소학교를 세웠다.
팬들은 이 학교 학생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책 읽어주기 활동도 벌인다.

또 다른 빈곤한 마을에는 600m 길이의 도로를 건설했으며 위성 안테나와 TV를 기증했다.
낡은 건물을 개조하거나 식수 공급에도 중국 팬들이 지원금을 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