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당신의 오랜 친구의 핸드폰에 당신의 딸이 성폭행 당하는 영상을 발견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사마라 지역에 거주하는 공장 노동자 비야체슬라프(34)가 그의 오랜 친구인 올레그 스비리도프(32)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고.
사건 발생 1주일 전 비야체슬라프는 스비리도프와 술을 마시다가 그의 휴대전화를 우연히 보게 됐다.
그런데 그 안에서 자신의 8살 딸이 성폭행당하는 영상을 발견했다. 게다가 다른 6살, 11살 여자아이를 강간하는 영상도 들어 있었다.
화가 난 비야체슬라프가 스비리도프에게 달려들었으나, 스비리도프는 도망쳤다.
비야체슬라프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스비리도프의 소재 파악에 나서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비야체슬라프는 경찰보다 먼저 스비리도프를 찾아냈고, 그를 흉기로 살해했다.
비야체슬라프는 경찰 조사에서 스비리도프와 숲에서 말다툼을 하던 중 일어난 우발적 사고라고 주장했다. "마을 근처 숲에서 싸움을 하다가 스비리도프가 넘어지며 칼에 찔린 것"이라는 것.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서로의 자녀를 돌봐줄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스비리도프의 어머니는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며 아들이 친구의 딸을 강간한 일에 대해 "분명 술에 취해 있었을 것"이라고 변명했다. 이어 "(아들은) 아이를 대신 돌봐준 날에 평소처럼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과 네티꾼들은 비야체슬라프를 '영웅'이라고 부르며 그가 살인으로 처벌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한 네티즌은 "비야체슬라프는 살인자가 아니다. 딸과 우리 아이들을 보호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모두가 그의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스비리도프의 성폭력 혐의가 사실임이 밝혀지면 비야체슬라프가 잘못한 것이 있는가"라며 "대부분 부모들은 바로 그 자리에서 그 소아 성애자를 찢어 놓았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유명 방송인 크세니야 소브착도 "소아성애자를 살해한 남성을 위해 모든 부모가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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