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불확실성 크다" 집값 전망치도 못내놓는 국가기관 [부동산 전망 안갯속]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7 18:33

수정 2021.09.07 18:33

국토부 산하기관 부동산원 등
예측 번번이 빗나가자 부담
코로나·금리 등에 변동성도 커
하반기 전망치 '건산연'이 유일
전문가 "신뢰성 있는 지표 부족"
한국부동산원 등 정부 통계기관들이 금리인상 등 불투명한 시장 상황으로 하반기 집값 전망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7일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에 짙은 안개가 끼어 있다. 뉴시스
한국부동산원 등 정부 통계기관들이 금리인상 등 불투명한 시장 상황으로 하반기 집값 전망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7일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에 짙은 안개가 끼어 있다. 뉴시스
"불확실성 크다" 집값 전망치도 못내놓는 국가기관 [부동산 전망 안갯속]
국가공인 집값 관련 통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이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을 내놓지 않기로 했다. 최근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부동산원의 예측이 실제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전망 발표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원과 함께 과거 전망치를 내놨던 국내 연구기관들도 최근엔 전망 발표를 꺼리면서 연속성 있는 지표의 부재가 시장 혼란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원은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을 발표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부동산원은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부동산 매매가격·전세가격 변동률 전망치를 발표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올해 초 연간 전망에 이어 하반기 전망 발표도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잘못된 전망치를 내놨다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 전망치를 내놓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가공인 기관이 부동산 전망 발표를 망설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풀린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시장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전망치 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유일하게 연간 집값 전망과 하반기 전망을 발표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말에 올해 전국과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각각 전년 대비 0.5%와 0.7%씩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올 상반기(1~5월 기준) 전국과 수도권 집값이 각각 3.9%와 4.8%씩 오르며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앞서 부동산원도 과거 제시한 집값 전망치가 실제 시장 상황과 괴리가 크게 나타나면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일례로 부동산원은 지난해 1월 2020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0.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전국 집값은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인 5.4%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기관으로서는 집값 과열이 전혀 잡히지 않는 마당에 하반기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거나, 반대로 시황을 반영한 높은 집값 전망치를 발표하더라도 어느 쪽이든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난감한 처지에 놓인 셈이다.

문제는 국가기관 또는 연구기관 중 하반기 전망치를 내놓은 곳은 건산연 한 곳뿐이라는 점이다.
과거 한국주택산업연구원과 국토연구원도 부동산 전망을 주기적으로 발표했지만, 주산연은 연 1회로 줄였고 국토연은 정책적 제도 도입 등에 따른 전망치만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의 연속성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국내에선 시장에서 믿을 수 있는 부동산 시장 전망과 지표를 내놓는 기관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안정을 위해선 신뢰성이 높은 전망과 지표가 연속적으로 발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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