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양육비 소송하다, 어? 친자가 아니네" 스페인 병원서 신생아 뒤바뀐 사실 20년만에 드러나

우아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8 15:27

수정 2021.09.08 15:27

[파이낸셜뉴스]

2002년 스페인 북부의 같은 병원에서 두 여자 아이가 태어났다. 이들은 병원측의 실수로 부모가 서로 뒤바뀐 채 19년을 살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게티이미지(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2002년 스페인 북부의 같은 병원에서 두 여자 아이가 태어났다. 이들은 병원측의 실수로 부모가 서로 뒤바뀐 채 19년을 살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게티이미지(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스페인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들이 뒤바뀐 사실이 20년 만에 세상에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2002년 스페인 빌바오 남쪽 로그로뇨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두 아기가 뒤바뀌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저체중으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다가 병원측의 실수로 서로 다른 가족의 품으로 보내진 것으로 밝혀졌다. 한 명은 부모와 함께 살았고, 또 다른 한 명은 할머니 밑에서 컸는데 두 여성 모두 서로의 가족이 뒤바뀐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지내온 것이다.


해당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계기는 할머니 밑에서 자란 여성의 양육비 소송 과정에서 비롯됐다. 2017년 할머니가 육아 문제로 여성의 아버지를 고소했을 무렵, 법원은 친자 확인 유전자 검사를 명령했다. 검사 과정에서 여성은 본인이 아버지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나중에 실시된 친모 확인 유전자 검사에서도 모녀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가족이 뒤바뀐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은 지역 보건당국을 상대로 300만 유로(한화 약 41억원)의 손해 배상 소송을 낸 상태다. 반면, 다른 여성도 해당 사실을 통보받았지만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스페인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현지 보건당국 책임자인 사라 알바는 "병원측에서 저지른 잘못이지만, 아직 누구의 실수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 "현재 병원은 과거와 달리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way309@fnnews.com 우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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