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국 매체를 종합하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는 최근 방탄소년단(BTS)과 NCT, 엑소, 아이유 등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 21개에 대해 무더기로 정지 조치를 내렸다. 명분은 “비이성적으로 스타를 추종하고 응원하는 내용을 전파했다”는 것이 골자다.
웨이보는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SNS)다. 웨이보의 한국 연예인 때리기는 사실상 중국 정부 당국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의 지시를 받았거나 당국의 의중을 읽고 알아서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내에선 정부가 반독점과 공정거래를 이유로 이들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게 무제한적 압박을 가하면서 ‘복종’과 ‘복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한국 연예인 압박은 ‘2021~2022년 한국문화교류의 해’를 양국 정상이 함께 선포한 취지와 다소 어긋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1월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중 양국은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건너고, 손을 잡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중문화교류의 해 정식 시작을 문 대통령과 함께 선포하고 싶다”고 말했다.
왕이 외교부장 방한이 반중 정서를 자극할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중국 정부의 K팝 규제 보도 이후 한국 네티즌들은 한중 외교부 장관의 회담에 대해 이미 부정적인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왕 부장의 한국 방문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착, 한중우호 재확인 등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올림픽 시기 방중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왕 부장이 자국 규제당국의 K팝 압박을 외면한 채 베이징동계올림픽 등에만 관심을 기울일 경우 한국 내 여론은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류허 부총리 등이 강조하는 외국투자 활성화도 설득력을 얻기 힘들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팬덤 문화 정화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 등 외국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국 경제계 관계자는 “중국의 행동은 한 손엔 올림픽 초청장을 내밀면서 등 뒤에는 둔기를 숨기고 있는 셈”이라며 “결국 종착점은 시 주석을 제외한 다른 어떤 분야와 인물의 영향력 확대도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jjw@fnn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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