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박영수 특검 등 6명 '가짜 수산업자' 금품수수 혐의 송치"

가짜 수산업자 및 유력인사 등 7명 검찰 송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적용
주호영 불송치·김무성 '입건 전 조사' 계속

경찰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 유력인사 6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한다고 9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를 비롯한 법조·언론계 유력인사 등 7명을 김씨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로 9일 검찰에 송치키로 했다.

경찰은 이르면 이날 오후 이들을 검찰로 송치할 방침이며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배기환 전 포항남부경찰서장과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불송치·불입건 결정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통합청사에서 '가짜 수산업자 관련 청탁금지법위반 사건 수사결과' 브리핑을 열고 김씨에게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 6명과 금품 공여자 김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부터 김씨와 유력인사 7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주 의원은 입건 전 조사하는 등 5개월 간 수사를 진행했다.

박 전 특검의 경우 지난 4월 초 116억원대 선동오징어 사업 사기 혐의로 김씨를 구속해 수사하던 중 "현직 검사, 경찰, 언론인에 금품을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우선 경찰은 박 전 특검의 '고가차량 무상 대여'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박 전 특검은 이모 변호사를 통해 250만원을 돌려줬다며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반환 시점이 지난 3월로 빌린 시점과 차이가 있는데다 차량 출입기록 등을 확인해 혐의자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방현 부부장 검사에 대해선 명품지갑과 자녀학원 수강료, 차량 무상 대여 등의 혐의를 인정했다. 이 검사는 경찰 수사 당시 핸드폰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는데 최근 수사결과 핸드폰을 초기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형법상 타인의 죄에 대해 증거인멸 시 증거인멸 혐의가 적용되나, 자신의 범죄에 대한 증거인멸을 한 경우는 그 혐의가 인정 안 되기 때문에 별도 혐의로 기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의 경우 골프채와 수산물 등 금품 수수가 실제 이뤄졌다고 봤다. 엄성섭 전 TV조선 앵커는 차량 무상대여 및 풀빌라 접대 등 혐의를 사실로 판단했다. TV조선 기자 정모씨의 대학원 등록금 대납 혐의와 이가영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수입차량 고가대여 혐의도 인정된다고 봤다.

경찰은 "공여자 김씨를 비롯해 박 전 검사, 부장검사, 언론인 등 7명에 대해 청탁금지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배 전 서장과 주 의원에 대해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배 전 서장과 주 의원이 김씨로부터 각각 수수한 수산물·명품벨트와 대게·한우 세트의 가액이 청탁금지법 위반 기준인 1회 100만원, 1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편 경찰은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 의원에 대해 "김씨로부터 차량을 받아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 등 입건 전 조사를 계속해 입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