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이퍼링 결정 복잡해져
중국은 생산물가 급등세 여전
【파이낸셜뉴스 서울·베이징=윤재준 기자, 정지우 특파원】 미국과 중국 경제가 경기둔화와 물가상승이 겹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생산물가 급등세 여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미 경제 회복세는 둔화된 반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 압력은 심화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8일(현지시간) 지역 경제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성장세 둔화 속에 물가 상승 압력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8월 고용동향 둔화와 맞물려 연준이 채권매입 축소, 테이퍼링을 결정하는데 더 어려움을 겪게 됐다.
미 경제회복세는 7~8월 델타변이 확산세 속에 둔화된 반면 물가 상승 압박은 심화했다. 경제활동 둔화는 팬데믹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외식산업, 관광산업 등에 집중됐다.
팬데믹 이후에 자리를 굳힌 부품·인력 부족에 따른 생산둔화 역시 흐름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연준은 자동차·주택 판매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계속해서 위축되고, 약속했던 자동차 출하도 지연되는 일이 잦아졌다. 기업들은 직원 확보에도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제품 가격 상승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팬데믹 이후 높은 수요 속에 기업들은 비용 상승분을 거리낌없이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기업들은 노동력 부족 속에 직원 확보 경쟁 속에 임금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답했고, 앞으로 '수개월' 뒤에는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 상승분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PPI)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경기 회복과 중국 내 에너지 소비 이중규제 등 정책 영향을 받았다. 인플레이션 전조 증상이지만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는 전이되지 않고 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8월 PPI는 1년 전보다 9.5% 상승했다. 이는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 전망치 9.0%보다도 웃돌았고 전달과 비교해서도 0.5%포인트 올랐다. 중국 PPI는 지난해 2월(-0.4%)부터 줄곧 마이너스를 유지하다가 올해 1월 0.3%를 시작으로 2월 1.7%, 3월 4.4%, 4월 6.8%, 5월 9.0% 6월 8.8%, 7월 9.0% 등 매월 상승 추세를 그리고 있다.
중국 PPI는 원자재와 노동력을 들여 생산한 제품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PPI는 소비자 관점에서 가격 변화를 측정한다. 생산자가 원자재와 노동력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면 소비자는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상품을 구입해야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PPI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선행 지표로도 간주되며 공급 감소와 물가상승은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전조 증상으로 꼽힌다.
8월 PPI는 주로 석탄, 화학, 철강제품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를 받았다. 원자재 공업 가격이 18.3% 상승하고 생활필수품 가격은 0.3%로 지난달과 동일했다. 품목별로는 석탄 채굴(57.1%), 석유·천연가스 채굴(41.3%), 석유·석탄 가공(35.3%), 흑색금속 채굴(46.1%). 화학섬유 제조(24.0%) 등의 오름세가 컸다.
다만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작년 같은 달보다 0.8% 상승하는데 그쳤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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