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안철수의 멘토'로 불렸던 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는 20대 대선에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양자 대결이 될 것이라며 야권은 "윤석열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재명 지사가 대단한 입심을 가지고 있고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지만 홍 의원을 만난다면 상당히 고전할 수 있다며 홍준표를 만만히 보면 안될 것이라고 했다.
◇ 이상돈, 여야 모두와 연관…이재명 대학시절 스승
이 전 교수는 2012년 박근혜 비대위시절 김종인·이준석과 더불어 '외부 3인방'으로 불렸고 한 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멘토로 불리는 등 보수는 물론이고 진보 정치권에도 만만찮은 영향력을 미쳤다. 또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학시절 스승(중앙대 법대)이기도 하다.
이런 이력을 지닌 이 전 교수는 9일 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여야의 대선경선 판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 이상돈 "與 이재명 대세, 뒤집기 어려워…결야홍(결국 야당후보는 洪)"
이 전 교수는 민주당 경선에 대해선 "뒤집기는 어렵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재명 지사가 후보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점쳤다.
야권 전망과 관련해선 "진정으로 정권 교체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이제는 윤석열 미몽에서 깨야 한다"라는 말을 우선했다.
이 전 교수는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홍준표 의원은 직전 선거에서 2등 한 사람이다, 그렇게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외부에서 별안간 뜬구름처럼 온 사람보다는 오히려 좀 홍준표가 선거를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안 믿더라"고 소개했다.
그렇지만 지금 지지율 추이가 자신의 말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진행자가 "그럼 홍 의원이 최종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냐"고 묻자 이 전 교수는 "그렇다고 본다"고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 윤석열 품위도 상식도…보수층, 외부인사에 대한 꿈에서 깨어나야"
윤석열 후보에 대해선 "기자회견인지 뭔지 하는 자세부터 잘못됐다"며 "말하는 것이 교양도 없고 품위도 없고 정말 창피해서 많은 사람들이 충격받았을 것"이라며 "무슨 메이저 신문에서 말을 하라는데 세상에 그런 몰상식한 말이 어디 있는가,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이 도대체 진짜 상식도 어긋나고 뭐라고 말을 할 수 없다"고 점점 본전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윤 후보 지지율이 높았던 것은 "전통보수층에서 당이 잘 안 되니까 외부 사람한테 어떤 기대를 걸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 선거에 단련되지 못한 최재형 허무· 유승민은 전통보수가 외면, 安은 뭐
다른 국민의힘 후보들에 대해 이 전 교수는 "선거라는 정치 과정에 단련되어 보지 않은 사람은 위험한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허무하게 돼 버렸다"라며 영입 이전과 전혀 다른 현 상황을 설명했다.
또 '경제통' 유승민 후보에 대해선 "어떻게 하겠는가, 전통 보수층에서 그렇게 마음을 안 주는 것 같다"며 "안타깝게 됐다"고 했다. 자질은 좋은데 그만큼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이야기가 나오자 "지금 뭐 되겠는가"라고 딱 잘랐다.
◇ 이재명, '文 방어' 고집하면 홍준표 버거울 것…文비판 여론 수용해야
한편 이 전 교수는 자신의 예상대로 '이재명-홍준표' 대결 카드가 성사될 경우, 홍 의원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홍준표 전투력'에 높은 점수룰 줬다.
그는 "두 사람 다 토론·입담이 보통이 아니지만 이재명 지사가 결코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왜냐하면 "문재인 정권을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최대 난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그걸 방어도 해야 하고 그렇다고 해서 과감하게 자기 나름대로의 정책을 갖다가 확 바꿔서 하게 되면 혹시나 고정 지지층을 또 잃어버릴 수 있다"며 "그렇기에 홍준표 의원과 붙을 경우 정책 이슈에서 굉장히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전 교수는 "제가 이재명 지사한테 '거기에 대비해서 현 정권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을 많이 흡수해서 반영을 해라. 그래야만 본선에 당당할 수 있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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