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괜히 '영물(靈物)'이라 불리는 게 아니다. 사람이 탄 보트에 수줍게 다가와 에스코트 해주는 고래의 모습이 무인기(드론)에 포착돼 화제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남부 해안도시 푸에르토마드린의 바다 한가운데서 패들 보트를 즐기던 한 여성에게 남방긴수염고래가 깊은 수면에서 천천히 유영하며 다가온다. 이어 수면 위로 살포시 올라온 고래가 보트 뒤에서 지느러미로 부드럽게 툭 밀어주는 모습이 담겼다.
작은 보트 주변에 몸집이 큰 고래가 헤엄치고 있어 자칫 보트가 뒤집힐 것 같지만, 고래는 보트 주위를 조심스럽게 헤엄치며 에스코트하듯 따라 다닌다. 여성이 해변으로 돌아갈 때도 뒤를 따르며 호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현지 수상스포츠 관광 운영자는 "매우 드문 광경"이라며 놀라워했다. 그는 "이곳에서 카약이나 보트를 타고 해양 동물을 관찰하러 찾아다니는 건 불법이지만, 이 경우는 고래가 스스로 보트를 찾아온 것"이라며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방긴수염고래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포유류다. 다 자라면 몸 길이는 최대 18m, 몸무게는 70t에 이른다. 호기심이 많고 온순해 스쿠버다이버나 보트를 발견하면 먼저 다가오거나 해안 가까이 접근하는 일도 종종 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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