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정령들이 네 딸 바치라고 했다" 태국의 황당한 유괴사건

태국 치망마이 인근에서 23개월 여자아이 납치 사건 발생
범인은 아빠 친구, 아빠 친구 경찰조사에서 횡설수설

[파이낸셜뉴스]

아빠 친구에게 납치 당해 집에서 3km 떨어진 숲속에서 경찰에 의해 발견된 23개월 여자아이가 경찰에 구조돼 이송되고 있다. /사진=방콕포스트

태국에서 23개월 여아가 유괴 당했다가 3일 만에 부모 품으로 돌아왔다. 범인의 아빠의 친구였는데 숲의 정령들이 아이를 혼령들에게 제물로 바치라고 해 숲으로 데려갔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경찰은 이 범인이 약물중독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늘 10일 방콕포스트 등 태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치앙마이 인근 마을에 사는 한 여자 어린이가 지난 5일 잠시 집 밖에서 놀던 중 사라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탐문 수사 결과 아이는 집에서 1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아이를 찾기 위해 200명이 넘는 경찰과 구조 대원, 자원 봉사자들이 투입돼 집 인근과 숲을 수색했다. 탐지견, 수색용 드론, 다이빙 팀까지 동원됐다.

경찰은 수사 끝에 아이 아빠의 친구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미얀마 국적의 이 40대 남성은 경찰의 강도 높은 추궁에 자신이 아이를 유괴한 사실을 시인했다.

범인은 아이를 두고 온 위치를 지목하며 "숲의 정령들이 내게 아이를 혼령들에게 제물로 바치라고 해 숲으로 데려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아이는 아빠 친구의 진술처럼 지난 8일 집에서 3km가량 떨어진 숲속 동굴 근처에서 발견됐다. 이곳에서 혼자 3일 밤낮을 보낸 것이다.

태국 경찰에 따르면 아이는 온몸이 벌레에 물렸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현재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받고 있다.

아이 엄마는 "딸이 집에 안전하게 돌아오길 밤낮으로 기도했다.

살아 있어서 너무 기쁘다. 나는 아이가 집에 무사히 돌아오는 것을 보기 위해 내 삶을 바쳤을 것이다.

다시는 아이를 잃어버리지 않겠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e-mail]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