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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월드컵 영웅' 히딩크 감독, 지휘봉 내려놓다…지도자 은퇴 선언

뉴스1

입력 2021.09.10 10:14

수정 2021.09.11 11:55

2002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 © AFP=News1
2002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 © AFP=News1


한국 감독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자주 한국을 찾은 거스 히딩크 감독(왼쪽)(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스1
한국 감독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자주 한국을 찾은 거스 히딩크 감독(왼쪽)(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 진출로 한국 축구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이 지도자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번복 의사는 절대 없다며 선을 그었고, 퀴라소 대표팀이 그의 마지막 팀이 됐다.

네덜란드축구협회(KNVB)는 10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히딩크 감독이 74세의 나이로 지도자 은퇴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히딩크 감독은 같은 날 네덜란드 방송 'SBS6'와의 인터뷰에서 "퀴라소축구협회(FFK) 회장에게 감독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이제 (퀴라소뿐 아니라) 감독직을 그만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자 은퇴 선언 후 최근 이라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딕 아드보카트처럼 (현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8월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인 퀴라소 대표팀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히딩크 매직'은 유효했다. 히딩크 감독은 약체 퀴라소를 이끌고 2022 카타르 월드컵 북중미 1차예선을 3승1무 무패로 통과, 또 다른 기적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전 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영웅'의 발목을 잡았다. 고령의 히딩크 감독은 지난 5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현장을 떠나야 했고, 이 기간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바르셀로나 유스팀 단장이 대신 팀을 맡아 이끌었으나 퀴라소는 2차예선에서 파나마에 밀려 탈락했다.

히딩크 감독은 "코로나19로 내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이제 퀴라소가 새로운 전환점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떠나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에 0-5 대패를 안겼던 히딩크 감독은 4년 뒤 한국 축구의 위대한 영웅이 됐다. 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의 토양을 바꿔놓았고, 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명예 한국인'이 되기도 했다.


한일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박지성과 이영표 등을 자신이 맡은 PSV에인트호번(네덜란드)로 데려갔으며, 이후 국내에 '히딩크 드림필드'를 개장하는 등 한국 축구의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일 월드컵 외에도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이끌고 4강에 오르는 등 국제무대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고, 호주, 러시아, 터키 등 주류가 아닌 나라들을 맡은 뒤 예상을 넘어서는 성과를 만들며 세계 축구의 주목을 받았다.


국가대표팀 외에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PSV에인트호번, 첼시(잉글랜드) 등 명문 클럽 지도자를 맡아 특유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우수한 성적을 내는 등 화려한 지도자 커리어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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