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강제청산..BTC 하룻밤에 1만달러 변동
가상자산 거래소 4곳 모두 사업자 신고 조건 확보
엘살바도르 BTC 첫 법화채택..부정적 여론 극복은 숙제
[파이낸셜뉴스] 이번주(9월4~10일) 가상자산 시장은 급격히 변동성이 커지며 9월 이후 기록한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4곳 모두 사업자 신고 조건 확보
엘살바도르 BTC 첫 법화채택..부정적 여론 극복은 숙제
엘살바도르가 세계 처음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지만 첫날 가상자산 시장은 일제히 급락했다
BTC 하루만에 1만달러 급락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 현재 비트코인(BTC)은 7일전에 비해 6% 하락한 4만6432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ETH)도 7일전에 비해 9.7% 빠졌고 에이다(ADA)는 14.6% 낮아진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8월 이후 꾸준히 상승폭을 유지하던 가상자산 시장은 8일 새벽 급락, 4만290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7일 5만2000달러까지 상승했던 비트코인은 하루만에 무려 1만달러 이상 변동성을 기록한 셈이다.
파생상품 시장과 디파이 대출 시장의 과도한 레버리지가 한꺼번에 터지며 낙폭을 키웠다. 가상자산 통계 전문 업체 바이비티(bybt)에 따르면, 가격 급락으로 파생상품 시장에서 35억4000만달러 이상이 청산됐다. 지난 5월12일에 이어 역대 2번째 규모다. 디파이 대출 시장에서도 청산금액이 1억6800만2700달러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며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미국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몰려든 주문을 처리하지 못해 시스템이 중단되는 등 시장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후 BTC는 4만6000달러대, ETH는 3400달러대에서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급락세를 보였지만 가상자산 펀드 유입액은 넉달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1주일 기준 가상잣나 펀드 유입액은 1억달러(약1170억원)에 달했다. 가격 메리트를 노린 투자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가상자산 거래소 빅4,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접수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이른바 가상자산 거래소 '빅4'가 모두 정부에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서를 제출했다. 코인원과 코빗은 10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접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빗썸은 지난 9일, 업비트는 지난달 20일 각각 사업자 신고 접수를 마쳤다.
금융위는 심사를 거쳐 3개월안에 신고 수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특금법에는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발급하는 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시중은행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확인서를 첨부해 오는 24일까지 사업자 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가 수리되면 고객신원확인(KYC) 및 지갑주소 확인 절차를 거친 빅4 거래소는 원화마켓을 비롯한 기존 서비스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코인원은 "원활한 신고 수리를 위해 금융당국의 심사과정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까지 논란이 됐던 트래블 룰(travel rule·자금이동규칙) 관련, 빗썸과 코인원은 신고 접수 이후 조속히 관련 시스템 구축 작업에 나서는 방향으로 농협은행과 협의를 마무리했다. 빗썸은 "NH농협은행과 장기간 논의한 결과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자금세탁위험을 막을 수 있는 트래블룰 관련 솔루션을 찾았다"라며 "신고 접수 이후 금융당국 기준에 부합하는 트래블 룰 시스템 구축 작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BTC 첫 법화채택..부정적 여론 극복은 숙제
중남미 소국 엘살바도르가 7일(현지시간) 비트코인(BTC)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첫 국가가 됐다. 미국 경제전문지 쿼츠는 "엘살바도르 국민들이 비트코인으로 아침식사를 사거나 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로 안내한다"고 썼다.
엘살바도르는 국내 산업이 미약해 많은 국민들이 미국 등 인접 국가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엘살바도르로 송금된 금액은 60억달러(6조9498억원)에 달하며 이는 GDP(국내총생산)의 23%에 달한다. 국민 70%는 은행 계좌가 없어 송금 수수료가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이같은 송금비용을 줄이겠다며 지난 6월 비트코인 스타트업 잽(Zap)의 창업자 잭 말러와 함께 비트코인 법화채택 계획을 발표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법화채택에 대응하기 위해 550BTC를 사들이기도 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날 200BTC씩 2번 총 400BTC를 구입한 것에 이어 BTC 가격이 급락하자 150BTC를 추가로 사들였다.
하지만 법화채택 첫날 정부 공인 전자지갑 '치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연금 수급액이 책정될 것을 우려한 연금수급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7월 진행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는 75%가 법화채택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마침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며 법화 채택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다시 불거졌다. 엘살바도르 출신 변호사이자 사업가인 하비에르 심안(Javier Siman)은 트위터를 통해 "정부는 비트코인 거래로 인해 수백만 달러를 잃었다"라며 "이것이 우리가 예상했던 변동성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상승하거나 더 잃을 수도 있다"라며 "쿠데타(비트코인 법화채택)를 어떻게 뒤집어야 할지 함께 보자"라고 썼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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