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여야의 본격적인 대선 경선정국과 맞물리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대안 마련보다는, 대선정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여야간 외나무 혈투가 예상돼 각종 민생 이슈가 후순위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대정부질문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언론중재법 개정안, 내년도 예산안과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여야간 격돌이 예상된다.
■'고발 사주' 의혹, 정국블랙홀 되나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13일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선 여야 모두 고발 사주 의혹을 둘러싼 공방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야당에 사주했는지 여부와 △문재인 정부의 정치공작 의혹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공수처의 김웅 의원 압수수색 적법성 여부 △국민의힘 고발장 연루 의혹 등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야는 이날도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로 지목된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 부위원장이 지난 달 박지원 국정원장과 만난 사실을 거론하면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종합상황실장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씨는 박 원장의 정치적 수양딸"이라며 이번 사안을 '박지원 게이트'라고 규정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박 원장과 조씨의 커넥션이 핵심"이라며 공수처 수사를 촉구했다.
윤 전 총장 측은 박 원장을 13일 국정원법,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여의도 모처에서 긴급 회동, 공동 보조를 맞추면서 여권과 박 원장을 향한 공세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이 고발사주 의혹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맞섰다. 이소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치검찰의 고발사주 과정에 전혀 관여한 바 없는 국정원장까지 끌어들여 황당한 물타기까지 시도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낙연 전 대표도 SNS에서 "윤석열씨가 ‘고발사주 의혹’에서 벗어나고 싶은지, 무리수를 연발한다. 사실을 엉터리로 조립해 여론전을 펴는 것은 정치검찰의 오랜 타성”이라고 주장했다.
■언론중재법·추경 등 현안 수두룩
여야는 언론중재법을 두고도 격돌할 전망이다. 여당이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재검토 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면서 야당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가짜뉴스의 폐해와 피해구제 필요성을 적극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선을 앞두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라며 결사항전 의지를 벼르고 있다.
경제 분야에선 내년도 예산안 및 추경 규모와 부동산 대책, 코로나19 대응방안 등을 두고 여야간 날선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야당은 '재정건전성'을 앞세워 불요불급한 예산은 삭감하겠다며 현미경 검증에 나설 참이다.
최근 형평성 논란을 빚는 국민지원금 문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균형적 외교문제를 비롯해 북핵, 대북 인도적 지원, 한일관계 등도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대정부질문은 13일 정치분야를 시작으로 14일(외교·통일·안보), 15일(경제), 16일(교육·사회·문화) 나흘간 진행된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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