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간편결제는 매출로 인정 안해… 재난지원금 1조9천억 못받은 소상공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2 17:52

수정 2021.09.13 00:46

4차 지원 목표의 75.6%만 지급
희망회복자금은 90% 집행됐지만
4차때 못받은 돈 뒤늦게 받는 셈
간편결제는 매출로 인정 안해… 재난지원금 1조9천억 못받은 소상공인
"분통 터지죠. 네이버페이, 모바일결제가 매출의 99%인데 이걸 매출감소 증빙으로 인정 안 해줘서 결국 지원 못받았어요. 정부가 현장을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가 있습니까."

경기도에서 공간대여업을 하는 40대 A씨는 지난 8월 27일 종료된 4차 재난지원금 소상공인 버팀목자금플러스를 받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매출감소를 증명해야 했지만 정부 기준으로는 이를 입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5차 재난지원금의 희망회복자금은 수령했지만 하루가 급해 속이 타는 자영업자들에게 수 개월의 시간은 고통스러웠다.

■버팀목자금플러스 '1조9천억원 부지급'

12일 파이낸셜뉴스 취재와 중소벤처기업부,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정부는 6조7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4차 재난지원금 버팀목자금플러스 중 4조8000억원을 지급했고 예산의 28%에 달하는 1조9000억원은 부지급된 채 사업을 마무리 했다.

버팀목자금플러스는 근로자 5인 이상, 연매출 10억원 이하 소상공인에게 100만~500만원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사각지대 해소'를 외치며 자영업자 385만명을 촘촘히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지원 대상 목표치의 75.6%인 291만3000건에 그쳤다.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원칙만 외치며 탁상행정을 펼쳤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정부가 매출감소 증빙자료로 '국세청 매출 기준'을 고집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서비스와 모바일결제 등 결제대행(PG)서비스를 통한 매출 증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요즘 현장에서 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은 거의 없다"며 "네이버페이나 결제대행이 대부분인데, 이런 매출을 국세청이 인정하지 않아 피해를 입고도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홍정민 민주당 의원도 "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결제수단을 통한 매출을 정확히 파악해야 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미흡한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기부는 이 같은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고려해 5차 재난지원금에는 간편결제서비스 등도 매출로 인정키로 했다.

■희망회복자금 4조2000억 "착시"

정부는 5차 재난지원금에 포함된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예산 4조2000억원을 3주 만에 90%가량 지급했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 목표였던 '추석 전 90% 집행'을 10여일 조기 달성하며 소상공인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예산 규모 착시효과'라는 비판도 나왔다. 5차 재난지원금의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예산에 4차 재난지원금 부지급 예산인 1조9000억원가량이 포함된 액수이기 때문이다.


B씨는 "애초에 현실적인 매출 산정 기준을 세웠으면 이미 소상공인들에게 집행됐을 금액"이라며 "1분1초가 힘든 소상공인들에게 정부가 몇 달을 기다리게 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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