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비극현장서 추모한 바이든… 오바마·클린턴 부부도 함께했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2 18:08

수정 2021.09.12 18:08

'9·11 테러' 20주기 추모식
"미국을 최고로 만드는 건 단결"
현장연설 대신 전날 영상메시지
트럼프는 "바이든, 무능의 극치"
아프간 철군에 비난세례 퍼부어
FBI, 9·11 조사보고서 첫 공개
사우디人 테러 지원 내용 담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11일(현지시간) 미 뉴욕시의 제17구역 경찰서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다른 전직 대통령들이 참석한 9·11테러 20주기 추모식에 가지 않고 뉴욕 자택 인근의 소방서 등을 방문한 뒤 조 바이든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맹렬히 비난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11일(현지시간) 미 뉴욕시의 제17구역 경찰서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다른 전직 대통령들이 참석한 9·11테러 20주기 추모식에 가지 않고 뉴욕 자택 인근의 소방서 등을 방문한 뒤 조 바이든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맹렬히 비난했다. AP뉴시스
9·11테러 20주년을 맞은 미국에서 11일(현지시간) 전현직 대통령이 동참하는 전국적인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미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이 있었던 기념 공원에서는 첫 번째 여객기가 빌딩에 충돌한 시각부터 추모식이 진행됐다. 2001년 9월 11일 당시 20명의 알카에다 조직원들은 민항기 4대를 납치해 쌍둥이 빌딩과 버지니아주 국방부 청사에 충돌했고 이 가운데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던 1대는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에 추락했다. 테러로 2977명이 사망했다.


사건 당시 민주당 상원의원이었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3곳 모두를 방문해 추모 행사를 치렀다. 특히 WTC 붕괴 현장에는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포함한 민주당 전직 대통령들도 참석했으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과 낸시 팰로시 하원 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도 참석했다. 바이든은 행사 내내 공식 연설을 하지 않았다.

그는 전날 공개된 영상 메시지에서 미국이 테러 이후 "단결은 절대 깨지지 않는다는 점을 배웠다"면서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고 미국이 최고에 있게 하는 것이 단결"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테러 현장 방문 대신 뉴욕시 경찰서와 소방서를 방문해 바이든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비난했다. 지난해 탈레반에게 철군을 약속했던 트럼프는 바이든이 자신의 철군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며 "최대한의 무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왜 다른 9.11 추모 연설들에서는 그 문제가 거론되지 않는지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테러 당시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는 생크스빌 추모 행사에 참석해 극단적으로 갈라진 미국을 우려했다. 지난 1월 트럼프 지지자들의 국회 난입사태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부시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의 테러 위협은 국경 너머 외국에서만 가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결집된 폭력으로부터도 나올 수 있다는 징조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내와 극단주의 폭력 테러가 "미국의 상징을 훼손하려는 목적이며 둘 다 테러리즘이라는 악령의 자식들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CNN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바이든의 지시에 따라 9·11테러 당시 조사 보고서를 기밀 해제했다.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인 오마르 알 바유미라는 인물이 사건 당시 테러범 중 최소 2명에게 이동 및 숙박, 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FBI는 알 바유미가 사우디 정보 요원이나 사우디 영사관 관료일 수 있다고 의심했다. 사우디는 알카에다 수장이었던 오사마 빈 라덴의 고국인 동시에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자들이 모금 활동을 벌이는 주 무대이기도 하다.
테러 직후부터 사우디 정부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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