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말이 잘못 나온 것일까. 엉겁결에 진실을 말한 것일까.
'고발 사주', '청부 고발'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또 다른 파장을 낳고 있다. 바로 '박지원 국정원장' 개입 의혹이다.
13일 정치권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조성은씨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의혹의 보도 시점에 대해 "우리 원장님(박지원 국정원장)과 제가 원했던, 배려 받고자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고발 사주' 의혹 보도와 박지원 국정원장과의 식사 일정에 대한 세간의 의심을 불식 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조성은씨는 지난 7월 의혹을 처음 보도한 뉴스버스의 전혁수 기자를 만났고 8월 11일 박지원 국정원장과 식사했다. 관련 보도는 9월 2일에 뉴스버스에서 이뤄졌다.
이에 대해 조씨는 "사실 날짜와 어떤 기간 때문에 저에게 어떤 프레임 씌우기 공작을 하는데"라고 제지한 뒤 "사실 9월 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제가 배려받고자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곧바로 '박지원 원장 개입 의혹'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캠프 상황실장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조씨는) 박지원 국정원장의 ‘정치적 수양딸’”이라고 지칭하며 “박 원장과 조씨가 대한민국의 대선에서 유력 야당주자를 제거하고자 꾸민 정치 공작 사건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건가"라며 "누구의 배려를 받아서 누구와 날짜 상의를 했다는 건가"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유 박사는 "이것은 거의 자백 수준이다"며 "조성은발 사고가 이것으로 끌날 것 같지 않은 느낌"이다고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제가 이해하는 그 의미가 맞냐"며 여권, 국정원발 정치공작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조씨는 이날 아침 서둘러 해명에 나섰다. '우리 원장님' '저희가~'라는 발언은 박지원 원장을 포함한 것이 아닌 오직 자신을 표현한 말, 일종의 말 실수라고 항변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밤사이에 이상한 말꼬리 잡기 식 내용들이 있다"며 "그 방송 당시나 방송 마치고 나서는 별로 그런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원장과는 어떤 요소에서라도 윤 전 총장에 대한 내용들을 상의하거나 (상의)할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한달 후의 미래인 9월 2일 보도를 하루 전날에도 알 수 없던 (저로서는) 사고와 같은 보도였으므로 말도 안되는 엮기다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조씨는 "윤석열 캠프는 온라인서 조직적으로 사실을 호도하는 몰고가기식의 여론몰이 할 생각하지 마시라"며 "'조작·공작'이라는 반복적인 황당한 구호 외에 저와 같이 사실관계를 입증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실제로 조씨는 인터뷰 당시에도 "박지원 원장과 이 건과는 전혀 말한 적 없다"며 나름 선을 그은 바 있다.
박 원장에게 함구한 까닭에 대해 조성은씨는 "박 원장은 윤 총장, 박영수 특검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법사위를 오래 하셨기에 친분이 있으신 것으로 알아서…(함부로) 이야기 할 수 없었다"고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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