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MZ세대 기획자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 전국 곳곳 '작가미술장터'서 만나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3 13:39

수정 2021.09.13 13:39

[파이낸셜뉴스] 올해 미술 시장은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MZ세대의 부상이다. 작품을 감상하고 소장하는 MZ세대가 증가하면서 동 세대 작가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7회째를 맞이한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작가미술장터에도 이러한 경향이 반영됐다. 올해 선정된 13개 단체 중 절반에 달하는 6개 팀이 MZ세대 기획자들이 주도해 준비한 전시다. 지난 7월부터 다음달까지 릴레이로 개최되고 있는 이번 미술장터는 작가와 기획자들이 전시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뒤 작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술장터에서 판매되는 작품들은 200만원 이하의 중저가 작품으로 구성됐다. 한국 미술을 새롭게 이끌어 갈 기획자들의 면면과 그들의 큐레이션 아이디어들을 보고 싶다면 이들이 기획한 전시와 행사들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해 작가미술장터에서 MZ세대 기획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다양한 미술 이벤트들을 기획했다.

■'스텝 바이 스텝, 아트 온 행거'
아트온행거 '스텝 바이 스텝, 아트 온 행거' 전시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아트온행거 '스텝 바이 스텝, 아트 온 행거' 전시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MZ세대 중 미술장터의 첫 시작을 알린 팀은 '아트온행거'다. 지난해 6월 설립된 아트온행거는 온라인 그림쇼핑몰을 구축해 시각예술가가 직접 그림을 전시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기술 CT스타트업으로 예술계와 판교 IT산업계에 주목을 받고 있는 아트온행거의 김다민 대표(25)는 '당신의 일상에 예술을 걸다' 라는 뜻을 가지고 옷이 행거에 걸려 소비되듯, 예술도 대중들이 쉽고 재밌게 소비하고 예술소비에 한걸음 더 다가가길 바라는 의미에서 이번 전시 '스텝 바이 스텝, 아트 온 행거'를 기획했다.
아트온행거 '스텝 바이 스텝, 아트 온 행거' 전시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아트온행거 '스텝 바이 스텝, 아트 온 행거' 전시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이들은 '아트러버'가 되기 위한 6가지 단계를 제안하며 지난 7월 16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수원 엘리웨이광교에서 컬렉터 강연과 작가 브랜딩 강연, 라이브드로잉, AR 아트체험을 선보이며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BGA가 선보이는 쇼룸
BGA 'BGA 쇼룸 I, II, III' 전시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BGA 'BGA 쇼룸 I, II, III' 전시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두번째 주자는 BGA(Background Artworks)가 나섰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인터랙션디자인을 전공한 정윤하 대표(35)는 과거 대기업에서 신규사업개발과 마케팅팀에 근무하면서 예술을 바탕으로 한 사업을 구상했다. 정 대표는 매일밤 11시, 한점의 그림과 에세이를 앱으로 받아보는 유료 구독서비스를 BGA를 통해 제공해 왔으며 가족이 모여서 생활하는, 방과 방 사이의 넓은 공간을 일컫는 '마루'에 착안해 오프라인 공간 'BGA 마루(MARU)'를 서울 소격동에 오픈했다.
BGA 'BGA 쇼룸 I, II, III' 전시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BGA 'BGA 쇼룸 I, II, III' 전시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이어 정 대표는 지난달 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6주에 걸쳐 2주 간격으로 '인물', '사물', '풍경'을 주제로 한 한국 동시대 미술작가들의 작품들을 세번에 걸쳐 선보이는 장터 'BGA 쇼룸 I, II, III'를 진행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BGA는 "화면으로만 제공되던 작가의 작품을 물리적인 공간에서 원화로 직접 감상하고, 합리적인 가격대에 소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예술고래상회 '서킷 서울'
예술고래상회 '서킷 서울' 전시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고래상회 '서킷 서울' 전시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MZ세대를 겨냥해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에 자리잡은 패션문화 편집 복합공간 '무신사테라스' 에서도 미술장터가 열렸다. 소위 '아티스트에이전시' 라고 불리우는 스타트업 '예술고래상회'는 국내 청년 아티스트들의 네트워크 허브조성을 목표로 2015년 설립됐는데 수많은 청년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작가 오픈 스튜디오 마켓 '그림도시'를 운영하기도 했다.

예술고래상회 '서킷 서울' 전시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고래상회 '서킷 서울' 전시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윤영빈 예술고래상회 대표(28)는 이번 작가미술장터에서 패션위크에서 착안한 움직이는 런웨이 쇼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고자 '서킷 서울(Circuit Seoul)'을 기획해 지난달 29일부터 12일까지 선보였다. 패션관계자들이 런웨이 스케줄에 맞춰 패션쇼를 순회하듯 작가별 미술품 컬렉션 쇼를 관람해볼 수 있도록 한 이번 전시는 전시 기간 중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작품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해 많은 인기를 끌었다.

■와사비아 '예술산책Ⅲ-시속30km'
와사비아 '예술산책' 전시 프로젝트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와사비아 '예술산책' 전시 프로젝트 전경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광주광역시를 기반으로 전시를 기획하는 김대욱(41)과 이인성(40)의 '와사비아'는 지난 2019년부터 진행해오던 프로젝트 전시 '예술산책'의 세번째 전시를 작가미술장터를 통해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푸르름이 가득한 전라남도 담양의 담주 다미담예술구에서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시속 30km'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번 전시에서 와사비아는 30명의 청년 작가들을 섭외해 그들의 작품세계 하나 하나 를 기획자 문희영, 강민형, 최영서 등 3인의 시선으로 소개하고 온라인으로 작품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와사비아 관계자들은 "과거 전시에서 30만원 미만의 작품들이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을 보고 이번 전시를 기획했는데 이번 예술산책을 통해 관람객들이 작가의 팬이 되어 관심을 가지고 청년작가들에게는 자기 작업에 대한 큰 원동력을 얻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프랍서울 'pr,op:스튜디오 팝업'
프랍서울 'pr,op:스튜디오 팝업' 전시 포스터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프랍서울 'pr,op:스튜디오 팝업' 전시 포스터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지난해 시각예술과 공예디자인 작품을 하나의 플랫폼에 모아 선보이고자 설립된 '프랍서울'은 '컬렉터의 집' 형식을 모티브로 온라인 가상공간을 구축해 시각 및 공예작품을 연출하고 오프라인 공간과 연결 시켜 새로운 예술 시장을 개척하고자 'pr,op:스튜디오 팝업'을 기획했다.
프랍서울 'pr,op:스튜디오 팝업' 전시에 출품되는 김겨울의 'A walk' (2021)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프랍서울 'pr,op:스튜디오 팝업' 전시에 출품되는 김겨울의 'A walk' (2021)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오프라인 공간에서 실제 작품이 설치된 모습을 웹사이트에 스크리닝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프랍서울의 작가미술장터는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서울영등포에 위치한 '홀 1' 에서 열린다.

■티핑포인트스페이스 '비디오 바이츠'
티핑포인트스페이스 '비디오 바이츠' 전시 포스터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티핑포인트스페이스 '비디오 바이츠' 전시 포스터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티핑포인트스페이스는 회화나 조각과 달리 데이터로 존재하는 영상장르의 비물질적인 특성에 주목하고 있는 단체로 2019년에 설립됐다. 입체, 설치작가이자 기획자인 박경희 대표(37)는 이번 작가미술장터에서 티핑포인트스페이스의 첫번째 프로젝트인 '비디오바이츠(VIDEO BITES)'를 다음달 7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용산 경리단길에 위치한 컨템포러리 갤러리에서 진행한다.

티핑포인트스페이스 '비디오 바이츠' 전시 출품작인 김혜리의 '미스터리의 손님' (2021)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티핑포인트스페이스 '비디오 바이츠' 전시 출품작인 김혜리의 '미스터리의 손님' (2021)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이번 전시는 영상미디어 작품을 '한 입씩' 즐길수 있다는 의미에서 기획됐다.
영상작품 내에서 파생된 드로잉, 콘티, 오브제, 스틸컷, 사운드 등 하나의 작품에 포함되는 모든 요소를 분해해 '한 입씩' 구매할 수 있도록 상품화하고 이를 통해 소비를 활성화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영상작품은 판매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자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시각예술유통팀 관계자는 "MZ세대 기획자들이 다양한 장르와의 접목을 시도해 올해 더 다채로운 장터가 진행됐다"며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앞으로도 새로운 작가 및 기획자들을 지속 발굴하고 작가 미술장터가 신진 작가들의 미술품 판매의 장이자 관객과의 흥미로운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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