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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앤컴퍼니와 매각 이슈로 소송 중인 남양유업이 신임사장으로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이사(사진)를 내정했다가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남양유업이 한앤컴퍼니와 8월 말까지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사실상 이보다 앞서 내정했던 걸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남양유업 측은 일단 박씨의 내정은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지난 8월 30일 박 신임 사장 내정자를 주요 임원진들에게 신임 대표로 소개했다.
박씨는 서울인베스트 대표이사로, 1990년대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의 자문위원을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7년생으로, 신진공고 야간을 졸업했다. 지난해에는 인천시 강화도 전등사 부근에 자회사로 마니섬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남양유업 홍 회장은 시장과 여론을 반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박씨를 직접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야간 공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 운동권 친구들을 만나 운동권 생활을 10여년 하고,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두 번이나 수감된 바 있는 인물이다. 이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특별고문을 했으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정부 시절 대통령직속 노동 관련 위원회에서 공익위원을 한 바 있다. 이후 21년 동안 기업가치 개선과 지배구조 개선 전문기업으로 알려진 서울인베스트 대표를 하고 있다.
문제는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신임사장 면접을 보고 내정한 시점이다. 홍 회장은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마지막까지 계약이행을 위한 최선을 다하였으나 결국 무산됐고, 계약서에 정한 8월 31일이 도과됐기에 부득이 계약을 해제하게 됐다"고 밝혔으나 홍 회장은 신임사장 면접을 지난달 8월 30일에 보고, 내정해 임원들에게 소개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마지막까지 매각 노력을 해왔다는 말과 달리, 이보다 앞서 신임사장을 물색해 정했던 것이다.
홍 회장은 박씨와의 면접 과정에서 바이오사업 진출에 대한 뜻을 밝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먹는 사업을 오래 한 기업만큼 바이오제약 산업에 가까운 기업이 없다"는 것이 홍 회장의 생각인 만큼 사실상 논란이 됐던 불가리스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발표가 홍 회장의 의지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박윤배 씨 신임대표이사 사장 내정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10월에 주주총회 할 예정으로, 그때 주요 사안들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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