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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與 경선구도..정세균 지지층 흡수 나선 명-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4 16:50

수정 2021.09.14 16:50

이재명 "저는 정세균 사단.. 최대한 모시고 싶다"
이낙연 "지지층 섭섭함 위로해야.. 도움 청할 것"
전문가들 호남대첩 전망 엇갈려
"전략적 판단하는 호남.. 이재명에 과반"
"지지층 겹치는 이낙연 역전 발판 마련"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 관련 특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 관련 특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혼 한부모 등 정책 - 내 아이를 지켜주는 나라'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혼 한부모 등 정책 - 내 아이를 지켜주는 나라'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세균 전 총리가 경선 후보를 전격 사퇴하고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경선 판도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지율 1·2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간 정 전 총리 지지층 흡수를 위한 물밑 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정 전 총리 사퇴가 오는 25~26일로 예정된 호남대첩에 미칠 파급력을 놓고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전통적으로 전략적 선택을 해온 호남 민심이 이번에도 초반 승기를 잡은 이 지사를 밀어줄 것이란 전망과 함께 유일한 호남후보인 이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렸다.

■명·낙 호남민심 구애 경쟁
약 20만명에 달하는 호남지역 선거인단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간 호남민심 구애경쟁이 뜨겁게 펼쳐졌다.
이 지사는 14일 전북지역 발전 공약을 발표하고 자신이 '정세균 사단'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지사는 "저도 정세균 사단의 일부다. 앞으로도 잘 모시고 지도받고 싶은 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세균 후보님이 하고자 했던 바가 제 약속과 크게 차이가 없다"며 "정세균 캠프와 함께했던 분들을 최대한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표 정책공약을 계승하는 한편 당내 포진한 정세균계 의원들에게 캠프 문을 열어놨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정책과 조직 흡수를 통해 정 전 총리 지지층을 이 지사 본인의 지지율로 치환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 대표는 정 전 총리에게 직접 지원을 요청했다. 그동안 이미지나 노선, 지지층이 겹친다는 평가가 많았던 만큼 적극적으로 정 전 총리 지지층 흡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세균 전 총리의 큰 결단에 따른 지지층의 섭섭함을 위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일부러 전화를 안 드렸다. (이제 정 전 총리에게) 도움도 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 전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저부터 정세균 선배님의 말씀과 정신을 새기며 남은 경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대세론이냐 역전 찬스냐
전문가들은 정 전 총리 사퇴에 따른 호남민심의 향배를 놓고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그동안 '될 후보'를 밀었던 호남표심의 전략적 판단에 방점을 찍었다.

엄 소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이재명 지사에게 가까스로 과반을 넘겨주되 이낙연 전 대표에게도 40%의 지지율로 체면을 살려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정 전 총리 지지층 이동으로 이 전 대표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채진원 경희대 교수는 "정 전 총리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중도·온건층과 반(反) 기본소득 유권자들은 이낙연 전 대표측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캠프 관계자들도 이 전 대표에게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지율 1위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밴드왜건 효과보단 2위 후보를 동정하는 동정론이 우세할 것으로 봤다. 친문진영에서 차지하는 정 전 총리의 위상을 볼 때 호남민심이 요동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친문 진영에서 정세균 전 총리의 상징이 크기 때문에 호남 민심이 크게 동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어느 한 쪽으로 쏠리기 보다는, 두 후보에게 고르게 지지표가 분산되면서 지금까지 경선구도에 큰 영향이 없을 거라는 예측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지층이 이재명, 이낙연 후보 양쪽으로 고르게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 전 총리)사퇴에 따른 큰 파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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