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한미 접촉 활발한 가운데 한국 방문
北 순항미사일 발사 공개 이틀 만에 회담
'美에 기울지 말라' 강한 메시지 낼지 주목
이날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열린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4월 중국에서 개최된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내년 수교 30주년을 앞둔 양국은 미래지향적인 한중 관계 발전, 실질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 간 현안도 중요하지만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왕 부장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미 견제 및 대북 관련 메시지다.
북한은 왕 부장이 한국에 도착하기 하루 전인 13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닌 순항미사일을 쏜 건 나름의 수위 조절이라고 풀이된다.
북한을 대신해 국제사회에서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체제 협상 병행)을 요구해온 왕 부장이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기존의 기조를 지속할 명분을 줬다는 것이다.
한국은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북미 대화에서 중국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도하는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전날 도쿄에서 만난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전향적으로 논의했다. 대화 재개 조건으로 제재 완화를 원하는 북한이 이런 우회로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불투명하다.
아울러 왕 부장은 5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중 간 중간지대에서 미국 쪽으로 기울었단 평가를 받는 한국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둔 6월 왕 부장은 정 장관과의 통화에서 "정치적 공동인식을 지키고, 왜곡된 리듬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왕 부장은 베트남, 캄보디아, 싱가포르를 거쳐 한국에 도착한다. 모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 네트워크 강화 차원에서 방문한 나라들이다.
이처럼 중국이 대미 견제에 주력하는 가운데, 정부의 부인에도 한국은 미국의 반중 전선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대중 견제용으로 평가받는 쿼드(미국, 일본, 인도, 호주로 구성된 4자 안보대화)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기밀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 참여 여부가 관건이다.
한편 왕 부장은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 자리에서 중국이 내년 2월 개최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방중 초청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왕 부장은 정 장관이 주최하는 오찬에도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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