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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가' 새 해석..성범중 교수 '한국 고전 시가 산책' 출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5 15:43

수정 2021.09.15 15:43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부 성범중 교수
정년퇴임 하면서 평생의 집필 논고와 자료 집대성
백수광부의 ‘술병’, 강 건너는 도구 ‘호리병박’으로 해석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부 성범중(65) 교수가 정년퇴임하면서 펴낸 ≪한국 고전 시가 산책≫(국학자료원·382쪽) 34년 6개월의 대학 교단을 마무리하면서 한국 고전 시가와 관련한 평생의 집필 논고와 자료를 집대성했다.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부 성범중(65) 교수가 정년퇴임하면서 펴낸 ≪한국 고전 시가 산책≫(국학자료원·382쪽) 34년 6개월의 대학 교단을 마무리하면서 한국 고전 시가와 관련한 평생의 집필 논고와 자료를 집대성했다.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부 성범중(65) 교수가 정년퇴임하면서 ≪한국 고전 시가 산책≫(국학자료원·382쪽)을 펴냈다. 성 교수가 지난 8월 31일 34년 6개월, 69개 학기 교단을 마무리하면서 한국 고전 시가와 관련한 평생의 집필 논고와 자료를 집대성한 것이다.

15일 울산대학교에 따르면 저자는 피교육자 수준에 맞춘 ‘눈높이 교육’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으로 자신의 <고전시가론> 교과목을 수강한 제자들의 보고서를 실어 대학 강의실 현장에서의 학생 반응도 제공함으로써 뒤늦게나마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노력을 했다.

성 교수는 한시 전문가이다. 그래서 언지(言志)로서의 한시와 영언(永言)으로서의 우리말 노래를 상호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과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책에 담았다.


즉 상층 지식인들이 누리던 문자로서의 한시(언지)와, 오늘날 현대인들이 노래방을 찾아 노래 부르듯 부르던 소리로서의 향가나 고려가요 등(영언)의 관련성에 주목했다. 한국 한시와 관련한 작품론, 작가론 등 고전 속의 우리 시가와 관련한 자신의 논고를 추리고 울산지방의 민요와 생활상, 한시 번역법도 담았다.

성 교수는 이번 책을 통해 고대가요인 <공무도하가>에서 백수광부(白首狂夫)가 술병을 들고 물을 건너다 익사한다는 기존 해석을 새롭게 해 관심을 끈다. 1부 ‘<공무도하가>의 전승과 의미’ 글에서 후대의 다양한 의작을 검토해 본 결과, 이 작품 설화 속에 나오는 ‘提壺(제호)’의 ‘호’가 ‘술병’이나 ‘술항아리’가 아니라 마땅한 도하 기구가 없던 고대 사회의 실정에서 넓고 험한 강을 건너는 데 필요한 보조도구로서의 ‘호리병박’이라는 견해이다.

성 교수는 재임 기간 중 ≪태화루시문≫(한국문화원연합회 울산광역시지회, 2011), ≪울산효열록≫(울산효문화지원센터, 2013), ≪울산지리지Ⅰ.Ⅱ≫(울산광역시문화원연합회, 2014), ≪경상좌병영 관련 문헌 집성≫(울산 중구, 2014), ≪역주 집청정시집≫(울산대곡박물관, 2016), ≪성재실기≫(태학사, 2020) 등의 역주를 담당해 울산지역 문화유산을 정리한 공로로 2014년 울산광역시 시민대상(학술 부문)을 받았으며, 퇴임 때는 대학 교육 기여 공로로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성범중 울산대 국어국문학부 교수
성범중 울산대 국어국문학부 교수

성 교수는 경기고,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한국 한문학 관련 논문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취득 논문인 ‘韓國漢詩의 意境設定 方法과 樣相에 대한 硏究: 朝鮮時代 詩話集 所載詩를 資料로 하여’(1993, 서울대학교)를 비롯해 80편의 국문학 및 국어교육 분야 논문과 21편의 저서, 22편의 역서를 출간했다.

울산대 재직 동안 인문대학장, 중앙도서관장, 국어문화원장을 맡았고 대외적으로 한국한시학회 회장을 맡아 한시 연구 발전에 기여했다.


한국 한시의 맛과 멋, 한시에 담긴 선인의 삶을 전하고자 ≪역주 목은시고≫ 1~12(2000~2007)(공역), ≪한시 속의 울산 산책≫(2010), ≪한시로 여는 아침≫(2014), ≪역주 울산지리지≫ I·II(2014), ≪역주 울산백련암실록≫(2015), ≪역주 집청정시집≫(2016), ≪역주 성재실기≫(2020) 등을 펴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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