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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재벌 '헝다' 파산설...부동산·금융시스템 확대 우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5 16:40

수정 2021.09.15 16:40

- 부채 350조원, 문어발식 확장과 당국의 대출규제로 유동성 압박
- 부동산 시장 넘어 금융시스템 전반 확산 가능성...中전문가는 "정치적 해석"
헝다그룹 이미지 사진. 중국 인터넷 캡쳐
헝다그룹 이미지 사진. 중국 인터넷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이 유동성 압박으로 파산에 임박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전체 중국 부동산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사태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럴 경우 중국 경제 전체에 대한 충격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부동산은 중국 경제에서 4분의 1을 차지한다.

15일 중국 매체 등에 따르면 헝다그룹의 총부채는 1조9500억위안(약 350조원)에 달한다.
헝다그룹은 차입에 의존해 부동산 사업을 벌여왔다. 최근 몇 년 사이는 인수합병과 대규모 신사업까지 투자했고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여기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주택 가격 안정과 금융 리스크 차단 차원에서 은행 자금의 부동산 개발업체 유입을 차단하고 대출금 긴급 회수에 나선 이후 유동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은 지난달 이후 헝다그룹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헝다그룹은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인터넷에서 퍼진 파산설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면서도 ‘전례 없는 어려움에 닥쳤다“고 사실상 위기를 시인했다.

신용분석업체 리오르그 애널리스트 제임스 스는 “중국 정부는 거품이 낀 부동산 분야의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드라이브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지금 헝다그룹에 구명 밧줄을 던져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헝다그룹은 부채를 해결하고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 부문 지분 65%를 샤오미에 매각하고 헝텅네트워크그룹의 주식을 내다파는 등 다양한 자산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막대한 부채 규모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도 제기된다.

항다그룹 사태가 부동산 시장 전체를 넘어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언급하는 전문가도 있다.

피치는 전날 보고서에서 디폴트로 부동산 업체 간의 신용 양극화가 심해지고 일부 소형 은행도 난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최근 주요 외신에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중국 경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은보감회)는 지난달 20일 헝다그룹 고위 간부들을 ‘웨탄’(예약면담) 형식으로 불러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부채 위험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라고 경고했었다.

다만 중국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망 자체가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 헝다그룹 위기에도 부동산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는 없다고 강조했다.

헝다그룹은 1997년 설립된 후 부동산 개발 붐을 타고 중국 2위의 부동산 개발업체로 성장했다.
올해 포천지가 발표한 세계 500대 기업 명단에선 122위에 올랐다. 창업자 쉬자인은 2017년 알리바바 마윈과 텐센트 마화텅을 제치고 처음으로 중국 최고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당초 부동산 개발 업체로 시작했지만 전기차, 생수, 식용유, 분유, 테마파크, 관광, 헬스케어 등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이러한 점이 자산 건전성의 족쇄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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